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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연봉 1억원 선수가 와서, 20억원 선수보다 잘해버리면 어떡하나.

KBO리그에도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될 수 있을까.

아시아쿼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올 조짐이다. 10개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어 아시아쿼터 도입을 10개 구단 사장 모임인 이사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단장들 사이에서는 아시아쿼터 도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마지막 결정을 이사회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아시아쿼터는 이미 한국 프로 스포츠에 안정적으로 정착이 되고 있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아시아쿼터를 도입해, 경기력과 흥행 등 여러 측면 호평을 받았다. 프로축구도 아시아쿼터가 도입됐다, 국적 무관 외국인 선수 쿼터로 규정이 살짝 바뀌었을 뿐이다. 이제 야구가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아시아쿼터 도입 이유는 명확하다. 갈수록 선수는 부족해지고, 실력에 비해 몸값을 치솟으니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다 나온 방안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들도 있지만, 그들 역시 몸값이 만만치 않기에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아시아 지역 선수 중 '보물'을 발굴하자는 취지다.

물론 단장들이 뜻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아시아쿼터 도입이 확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연봉 상한선을 얼마로 해야할 지 정해야 한다. 상한을 두지 않으면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

선발국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일본, 대만 중심이 될텐데 호주가 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관건이다. 150km를 훌쩍 넘기는 투수들이 와버리면 선수 선발 지형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포지션도 마찬가지. 당연히 선발투수 찾기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선수 3명에 토종 2명 선발 체제가 갖춰질 수밖에 없다. 밥그릇을 내줘야 하는 국내 선수들이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야수, 불펜 투수로만 한정에 선수를 뽑으면 지엽적인 일이 돼버린다.

당장 올시즌 시라카와 이슈가 KBO리그를 강타했다. 새롭게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1호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라카와는 SSG 랜더스와 6주 180만엔(약 1500만원)을 받고 뛰기로 했는데, 150km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는 우리 외국인 선수들 못지 않았다. 당장,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면 영입 1순위로 꼽힐 시라카와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을 투자해 데려온 아시아쿼터 선수가, FA 계약을 맺은 10억원, 20억원 선발 투수보다 더 잘 던지고 더 나은 성적을 거둬버리면 선수 시장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 더 좋은 아시아쿼터 선수 찾기에 골몰하지, 구단들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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