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1-01 07:00:52]
[점프볼=청주/홍성한 기자]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만남이 있으면 언젠가는 이별도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함께했던 일원을 떠나보내는 방식도 중요하다. 청주 KB스타즈가 마련한 이별의 시간은 뜻깊었다.
KB스타즈는 10월 3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개막전에 나윤승 응원단장 은퇴식을 열었다.
KB스타즈가 연고지로 하고 있는 청주는 '여자농구특별시'라 불릴 정도로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장 분위기 역시 그 어느 곳보다 열기가 뜨겁다.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는 나윤승 응원단장이 있었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국민은행 세이버스 시절이던 200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스타즈의 응원단장직을 맡았다. 함께한 세월만 자그마치 18년. 정들었던 응원단장 자리를 물러나기로 했고, 이에 KB스타즈가 따뜻한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KB스타즈 관계자는 "응원단장님이 우리 구단에 무려 18년 동안 계셨다. '여자농구특별시'라는 애칭을 같이 만들어간 존재가 나윤승 응원단장님이다. 응원을 멋있게 진두지휘 해주셨다.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계시기에 우리가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내드리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은퇴식은 하프타임에 진행됐다. 선수들이 나윤승 응원단장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고, 이재근 은행장이 경기장을 찾아 직접 KB스타즈 메달을 목에 걸어줬다.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주장 염윤아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어 나윤승 응원단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19년 차 KB스타즈 팬이 된 나윤승이라고 합니다(웃음). 매번 멋진 선수들이 은퇴식을 할 때 내가 만약 저 자리에 선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결국 경기장에서 만난 팬분들 이야기입니다.“
"팬분들 중에 추운 겨울에 따뜻한 차를 건네주시고, 또 직접 키우는 토마토도 주신 아버지도 계십니다. 언젠가부터 어린아이들이 아저씨라고 부르는데도 너무 듣기 좋았어요. 그동안 저에게 마음 써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청주 오기 전에는 잠을 설쳤어요. 어떻게 응원해야 하나, 내가 고른 노래를 좋아해 주실까? 이렇게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주신 팬분들에게 고맙습니다.“
나윤승 응원단장의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선물은 못 드리고, 대신 좋은 사람을 소개해 드리고 갈게요(웃음)." 주인공은 바로 다음 응원단장 직을 맡을 박승건 응원단장이었다.
"큰 박수로 맞이해주셨으면 해요. 전 제가 응원했던 첫 경기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아요. 2024년 10월 31일. 앞으로 박승건 응원단장이 이날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이자 새로운 만남이었다.
#사진_WKBL, KB스타즈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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