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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릭 텐 하흐를 경질하고 곧바로 대체 감독 영입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 소속 기자이자,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29일(한국시각) '맨유가 후벤 아모림을 감독으로 임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온스테인은 '소식에 따르면 텐 하흐가 해고된 이후 아모림이 그 기회를 잡을 의향이 있다고 알려졌다. 맨유는 아모림이 도착하기 전 뤼트 판니스텔로이가 임시 감독을 맡도록하며, 두 구단은 현재 논의 중으로, 1000만 유로(약 150억원)의 해지 조항을 지불할 준비가 됐다. 아모림은 포르투갈 리그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둔 유럽 내 인기 있는 젊은 감독 중 한 명으로 떠올랐고, 맨유는 그를 텐 하흐의 대체자로 선정한 뒤 빠르게 영입을 추진했다'라고 전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독일판 소속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도 29일 개인 SNS를 통해 '아모림과 맨유 사시의 계약 세부 사항이 이미 합의됐다. 몇 가지 세부 사항이 남았지만, 완전한 합의에 문제가 없다. 구단 사이의 협상이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모림은 즉시 맨유로 향할 수 있지만, 그는 스포르팅을 존중하기에 내부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지 않다. 그는 모든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경우에만 이적할 것이며, 스포르팅이 적합한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2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 경질을 발표했다. 맨유는 '텐 하흐가 맨유 1군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2022년 4월 부임한 텐 하흐는 2023년 카라바오컵, 2024년 FA컵 등 2개의 트로피를 구단에 남겼다. 그의 시간 동안 우리와 함께 한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미래에 그가 잘 되길 바란다. 판니스텔로이가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며, 코치진은 그대로 유지한다. 정식 감독은 채용 중이다'라고 전했다.

텐 하흐는 지난 2022년 당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아약스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등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텐 하흐이기에 맨유 팬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첫 시즌은 아쉬움과 기대감이 공존했다.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 카라바오컵 우승이라는 성적으로 팀에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우승 트로피까지 안겼다. 다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불화와 시즌 내내 보였던 경기력 기복 등은 팬들을 불안하게 했다.

두 번째 시즌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막대한 투자를 받으며 선수단을 보강한 텐 하흐지만, 그가 원하는 경기력과 전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맨유는 2023~2023시즌을 8위로 마감했고, 텐 하흐는 맨유를 떠날 것이 유력했다.

반전이 경질을 막았다. 시즌 막판 경질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던 텐 하흐는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는 이변을 만들었고, 맨유 수뇌부는 텐 하흐를 경질하는 대신 이번 여름 재계약을 안기며 텐 하흐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이후 여름 이적시장에서 추가적인 투자까지 감행하며, 텐 하흐는 무려 6억 파운드(약 1조 800억원)의 이적료 지원을 받은 감독이 됐다.

하지만 세 번재 시즌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맨유는 극심한 리그 부진과 함께 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4위에 머물렀다. 3승2무4패로,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고, 경기력은 더 심각했다. 맨유 수뇌부는 10월 A매치 기간에도 텐 하흐 거취를 논의했으나, 유임을 결정했는데, 웨스트햄전 1대2 패배 이후 결국 텐 하흐를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텐 하흐는 맨유의 경질 소식을 곧장 통보받았으며, 훈련장을 떠나, 전용기를 타고 네덜란드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텐 하흐는 매유 역사상 가장 많은 경질 위약금을 받을 예정인데, 해당 금액은 1750만 파운드(약 310억원)로, 맨유가 비용 절감을 위해 해고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앰버서더 연봉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다만 맨유가 텐 하흐 경질 이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맨유는 이미 텐 하흐의 대체 후보인 아모림과 접촉을 시도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곧바로 텐 하흐 경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모림은 스포르팅에서 성공적인 감독 커리어를 진행 중인 유럽 내 젊은 명장 중 한 명이다. 2017년 선수 은퇴 이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아모림은 2019년 브라가 감독 부임 후 포르투갈 리그컵 우승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스포르팅에 부임한 그는 포르투갈 리가 우승 2회, 리그컵 우승 2회 등 여러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올 시즌도 리그 9경기 9승으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아모림은 당초 맨유보다, 차기 시즌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수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유력 대체자로 점쳐졌다. 스포르팅 디렉터 우고 비아나가 다음 시즌부터 맨시티 디렉터로 부임이 예정되며, 아모림까지 함께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과거 펩이 아모림에 대해 “아모림의 감독의 커리어는 뛰어나며, 그의 플레이 방식도 좋다. 포르투갈에서 그가 보여준 경기들은 나에게 큰 인상을 줬다“라고 평가한 것까지 재조명되며 맨시티행 확률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맨유가 아모림 영입에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며, 스포르팅이 허용한다면 아모림의 맨유 이적은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모림은 텐 하흐 경질 이후 참석한 리그컵 기자회견에서 맨유 부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이런 질문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라며 “당연히 그런 미래에 대해 말할 생각이 없다. 나는 스포르팅 감독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만 밝혔다.

자신만만했던 텐 하흐의 시대가 저물었다. 아모림의 부임이 맨유와 팬들의 실망감을 달래줄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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