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22 08:00:00]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원의 왕' 이승우(26)가 전북 현대로 간다.
올초부터 무성했던 이적설이 결국 전북행으로 마무리됐다. 2022년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이승우는 첫 시즌 35경기 14골 3도움, 2023시즌 35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김은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에도 18경기에서 10골 2도움, 3시즌 연속 두자릿수 골을 기록하며 전문 스트라이커가 부재한 수원FC서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천과의 개막전부터 극장골 승리를 이끌며 지난해 강등권을 헤맸던 수원FC의 5위 약진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여름 이적시장 시작도 전에 '핫가이' 이승우를 둘러싼 이적설이 뜨거웠다. K리그1·2 복수의 구단이 이승우를 눈독 들였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지난달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승우를 다른 팀에 내줄 뜻이 전혀 없다. 우리 원칙은 분명하다. 이승우 선수측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내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면서 “수원시, 수원구단, 우리 수원 팬들에게 이승우가 어떤 존재인지 다 아실 것“이라며 지킬 뜻을 표했다. “이승우는 우리 팀에 정말 소중한 선수다. 수원의 이미지, 우리 팬들에게 돈 그 이상의 존재“라며 애정을 표했다.
그러나 7월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이승우는 골을 넣고도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춤 출 기분이 안난다“고 했다. 이승우가 매경기 골맛을 봤던 상대팀, 위기의 전북 현대가 이승우를 원했다. 이승우와 함께 월드컵 해설을 했던 박지성 전북 디렉터가 최 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승우 영입을 희망했다. 이승우 역시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7월 중순 이승우가 전북과 개인 계약조건에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승우의 전북행에 연계해 전북 골키퍼 정민기 이적과 2025년까지 수원FC 임대중인 전북 유스 출신 미드필더 강상윤의 바이백 계약이 성사되면서 이적은 급물살을 탔다. 이승우와 전북의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 4년 6개월. 각종 옵션을 포함한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K리그1 최고 연봉과 장기계약을 보장한 전북의 러브콜이 이승우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승우는 21일 K리그1 인천 원정 고별전에서도 골맛을 보며 끝까지 스타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승우는 이날 오전 위경련으로 병원 응급실을 다녀올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날아올랐다. 김은중 감독이 후반 44분 고별전의 기회를 제공했고, 2분 만인 후반 추가시간 1분 안병준의 힐패스에 이은 짜릿한 '칩샷' 피날레 골로 수원에서의 2년7개월을 눈부시게 마무리했다.
이승우는 경기 후 수원 원정팬들 앞에 섰다. 직접 확성기를 들고 이적 사실을 전했다. “여러분 제가 시즌중에 이적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이 기사로 접하기 전에 직접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없더라도 수원FC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수원FC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라는 작별인사를 전했다. 이어진 현장 인터뷰에서 전북 현대 이적에 대해 “내 커리어에 좋은 선택이고, (박)지성이형도 있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 선택했다“고 직접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우는 22일 구단주 이재준 수원시장에게 인사한 후 전주성으로 간다.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후 당장 26일 강원전부터 전북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전북 골키퍼 정민기, 미드필더 강상윤이 연계된 이적 협상이 14일 대구와의 홈경기 이후에야 급물살을 탔고, 21일 인천, 27일 광주전 등 원정이 이어진 탓에 캐슬파크 홈팬들과 인사할 시간을 갖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팀 K리그 '팬 일레븐' 최다 득표자, '수원의 왕' 이승우가 31일 토트넘과의 K리그1 올스타전에서도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대한민국 최고 공격수 출신 최순호 단장은 “이승우가 지난 3시즌간 수원FC를 위해 보여준 헌신에 감사한다“면서 ““6월 이적설이 돌 때 이승우와 직접 만나 남아달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었다. 이승우는 큰물에서 더 크게 더 높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향후 전북 현대를 넘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심끝에 보내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왕'을 시즌 중 황망하게 떠나보내게 된 팬들의 섭섭함에 대해 최 단장은 “수원FC가 이승우나 어느 개인의 팀이 아닌 수원FC의 순수한 정체성을 찾아 팀으로서 더 강해지길 바란다. 김은중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주고 있고, 덕분에 이런 어려운 결단도 내릴 수 있었다“면서 “이제 수원FC도, 이승우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두려우면 지는 거다. 팬들을 위해 더 좋은 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잘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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