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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이정현)이 게임을 지휘하는 가운데 하윤기가 포스트를 지키고 이현중, 여준석, 재린 스티븐슨이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상대 수비진을 폭격한다‘ 현재 국내 농구팬들이 바라는 최상의 국가대표 라인업이다. 각종 농구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대한민국 전설의 베스트5‘라고 불리기도 한다.


허훈(29‧180cm)과 이정현(25‧187cm)은 KBL을 대표하는 야전사령관이다. 과거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등처럼 넓은 시야와 패싱게임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형은 아니지만 본인이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특급 스코어러다. 수비진을 흔들고 자신에게 수비를 붙여 빈공간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음 시즌에도 국내 최고 1번자리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일 돌격대장들이다.


하윤기(25‧203.5cm)는 김유택, 한기범, 서장훈, 김주성, 이승준(혼혈), 오세근, 김종규 등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 주전 센터로 자리잡았다. 서장훈의 슈팅, 김주성의 스피드 등 역대 한국 주전 빅맨들은 각자 자신만의 특기가 확실했다. 하윤기는 운동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탄력과 기동성 등에서 탈국내급 선수다는 평가다. 외국인선수가 앞에 있어도 과감하게 덩크슛을 시도할 정도로 배짱 또한 두둑하다.


이현중(24·202cm)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선수중 한명이다. 플레이 스타일은 특별할 것 없다. 외곽슛 등 정교한 슈팅력에 돌파, 리바운드 등에 두루두루 능하다. 그의 가치를 높혀주는 것은 사이즈다. 국내선수 기준으로 어지간한 빅맨의 신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선수가 슈터다. 역대 한국을 대표하던 슈터들은 대부분 장신과는 거리가 있었다. 어찌보면 사이즈에서 약점을 안고 있었기에 슈팅을 더욱 갈고 닦은 경향도 있다.


이현중은 다르다. 어릴적부터 슈팅능력이 탁월했으며 이후 신장까지 부쩍 커지며 장신 슈터로 성장했다. 한국농구 역사상 2m이상의 신장을 가진 국가대표급 슈터는 이현중이 유일하다. 그런 선수가 위 베스트5에서는 슈팅가드로 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메리트다. 미국, 유럽까지는 몰라도 아시아권 대부분 국가들에게는 큰 재앙이나 다름없다.


현중이 2~3번을 소화할 수 있다면 여준석(22·203cm)은 3~4번에서 뛸 수 있다. 여준석은 사이즈대비 탈아시안급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에 잘 뛰고 잘 달리는 신체 밸런스 좋은 포워드다. 그는 초등학교 때 190cm, 중학교 시절 키가 2m를 넘어가면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거기에 운동능력까지 탁월했으니 타고난 부분만으로도 또래들 사이에서 절대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용산중학교 시절부터 경기마다 시원한 덩크슛을 꽂아댔을 정도다. 물론 여기서 만족했으면 오늘날의 여준석은 없었을 것이다. 여준석의 꿈은 높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도 많이 발전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결과 현재는 하윤기 못지않은 포스트 장악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돌파, 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로 성장 중이다.


전설의 베스트5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혼혈전력 재린 스티븐슨(19‧211cm)의 합류가 절실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의 부친은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혼혈선수 문태종이다. 현재 재린의 성장 가능성은 아버지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스우드 고등학교에 입학해 NCSHAA 3A 남자 챔피언쉽 준우승을 이끌었으며 이후 문태종이 감독으로 있는 시포스 고등학교로 전학갔다. 졸업반 당시 평균 21.8득점, 11.7리바운드, 3.7블록슛을 기록했다. 큰 키와 운동능력에 더해 슈팅툴까지 가지고 있다. 2023~24 시즌 소속팀 앨라배마 대학교의 ‘2024 NCAA 토너먼트 파이널포’진출에 기여했다.


물론 위의 베스트5는 현재까지는 희망사항에 그치고 있다. 이현중, 여준석은 1차적으로 NBA진출이 목표다. 국내에서는 현시점 기량만으로도 넘버 1, 2를 다툴만한 그들이지만 농구 본고장 미국에서는 도전자들 중 한명일 뿐이다. 쉽지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꿈을 잃지않고있으며 팬들 또한 둘을 열렬히 응원해주고 있다. 재린 역시 귀화 문제부터 해결해야 그 다음을 바라볼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재린의 귀화 문제가 잘 풀린다고 가정할 경우 내후년 아시안게임 정도에서는 전설의 베스트5를 기대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고있는 이현중, 여준석에게 군문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은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전설의 베스트5를 볼 수 있을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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