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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야마(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빠 부르는 데 없으니, 가라고 했다던데요. 하하.“

'해태 레전드'간의 역사적 만남이다.

KT 위즈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인 일본 와카야마 카미톤다 구장. KT 유니폼이 아직은 조금 낯선 사람이 있었으니,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였다.

KT는 지난달 20일 마무리 훈련 시작을 앞두고 이 코치를 전격 영입했다. 지난해 LG 트윈스 코치로 29년 만의 우승에 공헌하고, 올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뒷바라지를 위해 주로 미국에 있었다.

그래도 야구를 손에 놓은 건 아니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그렇게 현장 복귀를 준비하던 이 코치에 손을 내민 건 '해태 선배' 이 감독이었다.

두 사람은 KIA 타이거즈 전신, 해태 타이거즈 시절 인연을 맺었다. 이 감독이 리그 최강 잠수함 투수로 이름을 날릴 때, 이 코치가 신인으로 들어와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 코치가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가기 전까지 1993년부터 1997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광주일고 선후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접점이 없었다. 이 코치의 선수 생활 말년, 이 감독이 투수코치로 KIA에 있었지만 파트가 달라 부딪힐 일이 많지 않았다. 지도자가 돼서도 마찬가지. 처음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 감독은 왜, 어떻게 이 코치를 영입하게 된 것이었을까.

이 감독은 “우리가 외야 출신 전문 코치가 없었다. 내야수 출신 박기혁 코치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포지션을 떠나 이 코치가 야구를 워낙 잘 하지 않았나. 가지고 있는 게 많다. 방망이, 주루, 수비 다 잘 했고 잘 안다. 이 코치를 이용좀 하려고 영입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이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선수들이 잘 따라오는 게 눈에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타 코치를 모셔오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 감독은 “내가 제의를 하니, 이틀만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 들어보니 가족 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정후가 '아빠, 부르는 데 없으니 그낭 가세요'라고 농담 식으로 이야기 했다고 하더라. 딱 이틀 지나고, 마무리 캠프를 위해 출국하려 공항에 있는데 전화가 왔다. '갈게요'라고 하더라. 나도 '고맙다. 최대한 빨리 와'라고 얘기했다.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적응하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주루, 외야 수비 코치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마무리 캠프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주루와 외야 수비만 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 타격도 봐주고, 야수 총괄 코치 개념으로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큰 경기 경험이 엄청나게 많다. 이 코치가 순간순간 조언을 해주는 게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 코치 역시 어떤 역할이든 잘해낼 수 있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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