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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다이애나 타우라시(피닉스)를 향해 관중들이 입 모아 “1년 더!”를 외쳤다.

레전드의 불꽃이 꺼지지 않을 수 있을까.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풋프린트 센터에서 열린 피닉스 머큐리와 시애틀 스톰의 2023-2024 WNBA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특별한 장면이 나왔다.

홈팀인 피닉스가 70-89로 졌음에도 관중들은 연일 “1년 더!”라는 외침을 함께했다. 그 함성들은 모두 타우라시를 향해 던진 메시지였다.

2004년 데뷔한 타우라시는 WNBA 통산 득점 1위(10646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베테랑이자 레전드다. 2024 파리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도 승선해 미국의 8연패 대업에도 함께했다. 동시에 올림픽 6회 출전, 금메달 6개라는 업적도 따라왔다.

1982년 생으로 어느덧 42세가 된 나이. 어쩌면 이날 경기가 타우라시의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정규리그 7위 피닉스는 2위 미네소타 린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 3전 2선승제로 진행되기에 피닉스가 원정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다면 피닉스로 돌아오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승부가 다 기운 시점. 타우라시는 4쿼터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지만, 경기 종료 3분 11초가 남았을 때 깜짝 출전했다. 감독의 배려였다.

타우라시가 코트를 다시 밟자 풋프린트 센터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1년 더!”라는 구호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6초 후 다시 교체되어 나갔다. 벤치로 돌아가는 동안 코트 옆에 앉아 있던 부모님은 물론 팀원들 하나하나와 껴안았다.

공식적인 은퇴 선언은 아직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 ‘ESPN’에 따르면, 타우라시는 수년 동안 은퇴 투어를 원하지 않으며 은퇴 발표도 없이 조용히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타우라시는 “모두의 행운을 빈다. 겨울에 봐요”라고 말한 뒤 지난 20년을 회상했다. “여기서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다. 2004년에 시작해 결혼하고, 가족이 생겼다. 꽤 멋진 일이었다. ‘1년 더!’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추억이 많았다.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이어 “나도 이제 한 걸음 물러나서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될 때가 왔다. 난 가족도 있다. 이 결정은 빠르게 내려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역사를 함께한 타우라시의 불꽃은 내년에도 활활 타오를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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