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23 05:50: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앞둔 한국 축구는 여전히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울산 HD를 이끈 홍명보 감독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또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 감독 선임 절차를 13일 마무리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지휘한 홍 감독은 10년 만에 A대표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박주호 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제기한 공정성과 투명성 의혹이 모든 이슈를 삼켰다. KFA가 22일 이례적으로 'Q&A'를 통해 A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또 사령탑 선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설명하며 사령탑 선임의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혼돈의 연속이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후보의 최종 면담과 협상을 이어가면서 이미 흔들렸다. 그러나 KFA는 “10차에 걸친 전력강화위원회 본연의 업무가 3명의 후보 추천으로 거의 마무리 된 단계여서 최종면담 및 협상, 계약진행 업무를 이어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만약 협상이 결렬되었다면 협회는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라 당연히 전력강화위원장을 재선임하고 위원회를 새로 구성하여 국가대표 감독 후보자 선정을 위한 재논의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선 “외국 감독들과는 유럽 면담 일정이 순조롭게 잡힌 반면, 홍 감독의 경우 K리그 경기 전 인터뷰에서 협회를 향해 여러 발언을 한 바 있어, 면담 자체가 성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는 상황이었다“며 “유럽 현지 면담에서는 외국인 감독들이 성실히 임해줬고, 이 이사는 종합적인 고려로 두 명 중에는 한 명의 우선순위를 가려놓았다. 필요한 계약조건에 대한 조율도 해놓았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이 이사는 면담 결과, 외국인 감독들의 철학과 KFA의 기술철학이 접목될 것인지는 물음표였다고 했다. 두 명의 외국인 감독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이다. 다행히 홍 감독과의 면담은 성사됐다. KFA는 “이 이사는 홍 감독을 만나 2시간여 면담을 통해 대표팀 운영 방안, 기술철학(MIK)의 각급 대표팀 연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홍 감독은 과거 KFA 전무 시절부터 이러한 연계 방안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 이날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동기부여, 대표팀 내 건강한 문화의 조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이사는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뽑아야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홍 감독의 경우 울산을 맡고 있다가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지가 우선적인 이슈였다. 면담 방식이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캐나다의 지휘봉을 잡은 제시 마치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유도 공개했다. KFA는 “결국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였다. 해당 후보 에이전트측은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상이 지연됐다. 최종적으로 상대측에서는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다“고 했다.
정몽규 회장에 '책임론'도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선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했다. KFA는 “정몽규 회장은 이 이사가 최종 후보 세 명을 유럽에서 만나 면담과 검증을 이어나가겠다고 하자 '판단을 믿을 것이며 선택에 동의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이 이사가 유럽에서 면담 후에 회장에게 결과 보고를 하겠다고 했을 때에도, '최종적으로 누구로 정했는지, 나에게 직접 보고할 필요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이 이사는 3명 중 홍명보 감독이라고 김정배 상근부회장에게 전달하면서 계약 진행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1.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 2월 16일(목) 2024 아시안컵 성적 부진 및 선수단 관리 문제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
-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새 전력강화위원회 구성.
- 2월 20일(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선임, 전력강화위원 10명 선발.
*고정운(김포FC감독), 박성배(숭실대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감독), 윤정환(강원FC감독), 이미연(문경상무감독), 이상기(QMIT대표),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위원 10명은 연령, 직종, 경력 등을 종합하여 전력강화위원장의 추천으로 선발.
2.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1일(수) 개최 / 정해성 위원장 포함 총 11명 위원 중 9명 참석.
- 상견례 및 향후 위원회 운영 계획 논의.
- 감독 선발 기준 논의.
- 전임 감독(벤투, 클린스만) 때부터 대표팀 내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선수단 내 화합과 기강확립을 위해 내국인 감독 선발 추천 여론 다수.
- 외국인 감독의 국내 거주 문제로 인해 다수가 국내 감독 선임에 대한 선호의견이 많았음.
- 국내 감독들이 K리그 현역인 점과 반발여론을 감안, 한달 앞으로 다가온 3월 월드컵 예선 태국전을 정식 감독으로 할지, 임시 감독으로 할지 1차 논의.
3.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4일(토) 개최 / 10명 참석.
- 위원들은 감독추천 작업에 참고하기 위해 KFA 축구인재육성팀이 발표준비 중이던 '한국축구 기술철학' 관련 브리핑을 사전 청취.
- 3월 월드컵 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하기로 함.
-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 1순위로 추천.
- 정해성 위원장이 1순위인 황선홍 감독에 제안하고, 황선홍 감독이 수락.
4.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
- 2월 27일(화) 개최 / 9명 참석.
- 향후 정식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위한 추진 방향, 계획, 일정 논의.
5. 제4차 전력강화위원회
- 3월 12일(화) 개최 / 10명 참석.
- 감독 선임 일정, 평가 기준 등 논의.
- 협회로 직접 지원한 감독 후보 및 전력강화위원들이 추천한 감독 후보 명단 총 97명 공유.
- 각 위원들을 통해 공유된 명단을 보며 선호하는 후보에 대해 이유 및 장,단점, 특징 등 대표팀 감독 후보로 필요한 자질에 대한 토론 및 검증작업 진행.
- 국내 지도자, 외국인 지도자 구분 없이 후보리스트 선발 작업.
6. 제5차 전력강화위원회
- 4월 2일(화) 개최 / 9명 참석.
- 97명 중 1차 후보 11명(외국인 6명, 한국인 5명) 선정 및 외국인 지도자 화상면담을 먼저 실시하는 등의 면담 전략 수립.
- 면담을 통해 감독 본인의 의향과 의지, 실제 계약 가능성 및 축구 철학과 방향 파악하기로 함.
7. 외국인 후보자 면담
- 4월 1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후보 5명 화상면담 실시, 축구철학, 한국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 확인.
- 정해성 위원장, 이상기 위원 등 3명 출국, 화상면담자 중 대면면담 일정이 조율된 4명 면담.
8. 제6차 전력강화위원회
- 4월 30일(화) 개최 / 10명 참석.
- 대면면담 결과 공유 및 외국인 감독 중 1 ~ 4순위 후보자 선정.
*다만, 외국인 3 ~ 4순위 후보는 최적임자라는 판단이 들지 않아 실무 협상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함.
- 이후 후보자와의 실무 협상은 KFA 행정 파트에서 진행하도록 건의.
9. 1순위 후보자와 협상
- 4월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 KFA 행정파트에서 협상 진행.
- 국내거주 및 소득세율과 관련해 후보자와 수차례 협의.
- 위 조건과 관련해 후보자의 의견 표명 연기, 입장 번복으로 협상이 계속 지연되었으며, 최종 결렬.
10. 2순위 후보자와 협상
-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 KFA 행정파트에서 협상 진행.
- 국내 거주 조건, 연봉 등 주요 계약 사항은 합의.
- 현재 팀을 맡고 있는 후보자에게 소속팀과의 계약종료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약속한 기한내에 확인서를 보내오지 않아 최종 결렬.
11. 제7차 전력강화위원회
- 5월 20일(월) 개최 / 10명 참석.
(7차 회의부터 KFA 기술총괄이사로 새로 선임된 이임생 이사 참관)
- 감독 선임 지연으로 인해 6월 월드컵 예선 싱가포르, 중국전도 임시감독 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김도훈 감독을 1순위로 추천.
- 정해성 위원장이 1순위인 김도훈 감독에 제안하고, 김도훈 감독이 수락.
12. 제8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3일(월) 개최 / 9명 참석.
- 1, 2순위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기로 하고, 후보 명단 재논의.
- 축구 철학, 경력, 연봉 수준, 현재 대표팀/클럽팀 소속 여부 등을 고려하여 최초 후보군 97명 중에서 12명(외국인 10명, 한국인 2명) 재선정.
13. 제9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18일(화) 개최 / 10명 참석.
- 후보 12명의 축구철학, 전술, 경기 스타일 등 논의.
-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을 통해 새로 추천된 후보 5명(전원 외국인)을 추가해 총 17명 확정.
14.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 6월 21일(금) 개최 / 10명 참석. * 박성배 위원 개인사정으로 사임.
- 지난 9차 위원회 시 추가된 후보 5명에 대한 검증 진행하고, 지난 9차 시 검증 진행한 후보 12명, 금번 위원회 시 검증 진행한 후보 5명, 총 17명 감독 후보자를 9명으로 압축. 경기영상 토대로 게임모델 및 전술적 스타일 분석.
- 각 위원들이 선호 후보자를 복수 추천, 이 결과 토대로 후보자를 4명으로 압축(4명 중 홍명보 감독 최다추천).
- 4명 중 최종 3명 확정. (1명 제외 사유는 현직 대표팀 감독인 외국인 지도자가 계약종료확인서 미제출).
- 향후 '후보 3명과의 면담과 협상 -> 선정 후 이사회 추천' 등 향후 진행 권한 일체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참석 위원 10명 모두 동의.
-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의 공식 회의는 이날 10차 회의로 종료하기로 함.
*사임한 박성배 위원을 제외한 위원 전원 참석 및 동의.
15. 최종 후보 3명중 외국인 감독 2명과 화상 면담
- 6월 25일(화) 정해성 위원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대업 기술본부장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후보 2명에 대한 화상 면담 실시.
- 축구 철학,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지, 기본계약 조건 등 확인.
- 홍명보 감독은 K리그 경기일정으로 면담 미성사.
16. 정해성 위원장, 정몽규 회장 대면 보고 및 사퇴
- 6월 27일(목) 정해성 위원장이 정몽규 회장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추천 최종 후보자 3명을 보고하고(홍명보 감독이 1순위), 후보 3명중 외국인 지도자 2명과의 화상 면담 결과를 보고.
- 정몽규 회장은 “화상면담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최종 후보 3명 모두를 직접 대면면담한 뒤에 최종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 표명.
-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를 마친 후 정해성 위원장은 KFA 행정파트에 외국인 후보자 2명의 유럽 현지 대면면담을 위한 출장계획 수립 요청.
- 그러나 다음날(6월 28일) 정해성 위원장이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고 협회에 구두로 사의 표명.
17. 전력강화위원과 온라인 회의
- 6월 30일(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략강화위원들에게 온라인 회의 요청. 5명 참석(박주호, 윤정환, 이미연, 이상기, 전경준).
- 정해성 위원장 사의 표명에 따른 후속 방안 논의.
1안) 전력강화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안.
2안)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후속 절차(면담 -> 협상 -> 감독 내정 후 이사회 추천)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이어받아 진행하는 안.
- 위 두가지 방안 중 2안으로 진행할 것을 참석 위원 전원 동의.
- 참석 위원 전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과 관련한 절차의 진행을 위임하는데 동의.
18.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외국인 후보 2명 직접 면담
- 7월 2일(화)부터 4일(목)까지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대업 기술본부장, 협회 변호사가 스페인과 독일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자 2명 직접 면담.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면담 후 외국인 후보자 2명 중 우선 순위를 정함.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귀국 후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거나, 면담 후라도 감독으로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우선순위에 있는 외국인 감독과 계약을 마무리짓는 것으로 계획함.
*홍명보 감독이 6월 30일 K리그 경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한 것을 감안하여 면담 무산도 고려함.
19.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감독 면담
- 7월 5일(금) 밤 11시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만나 2시간동안 면담.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KFA의 기술철학과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을 설명하고, 홍명보 감독이 축구철학, 대표팀 운영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 관련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
- 이임생 이사는 총 10차에 걸친 전력강화위원회 토의 내용과 외국인 최종 후보자 2명의 면담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홍명보 감독이 차기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대표팀 감독직 제안.
20. 홍명보 감독, 수락 의사 전달
- 7월 6일(토) 오전 홍명보 감독이 조건부 수락 의사 전달.
*조건은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제12조 2항 내용과 상관없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협회가 울산HD 구단과 합의할 것. 대표팀 감독 선임 시점은 울산HD 구단의 의견을 존중하며, 구단이 요청하는 시점까지 구단 업무를 도와줄 수 있도록 협조할 것.
- 기술총괄이사는 김정배 협회 상근부회장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고 계약진행을 요청.
- 협회, 울산HD 구단에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협조 요청.
- 울산HD 구단의 협조를 전제로 기본적인 계약 사항(연봉, 코칭스태프 구성 등) 논의시작.
21. 울산HD 구단 수용 및 언론 공지
- 7월 7일(일) 협회의 협조요청을 울산HD 구단이 수용.
-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6월 30일 온라인 회의에 참가했던 전력강화위원 5명(박주호, 윤정환, 이미연, 이상기, 전경준)에게 전화하여, 최종 후보 3인 면담 -> 감독 내정 -> 이사회 추천 등의 권한을 이임생 이사에게 위임했던 당시 합의를 확인하고 다시 한번 동의를 받음.
*전력강화위 회의 정보가 즉시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잦았던 점을 고려해 홍명보 감독으로 내정했음을 위원들에게 공유하지는 않음.
-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내정 사실을 언론에 공지.
22. 공식 발표 및 이사회 승인
- 7월 8일(월) 이임생 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명보 감독으로 내정했다는 사실을 정식으로 발표.
- 7월 13일(토) 대한축구협회 이사회가 서면 결의(7월10~12일 실시)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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