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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메이슨 그린우드가 '명문' 마르세유 유니폼을 입는다.

마르세유는 19일(한국시각) 구단 공시채널을 통해 '그린우드와의 사인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22세 공격수인 그는 메디컬 체크 뒤 마르세유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을 종합하면 2660만 파운드(477억원)가 유력하다. 그린우드의 전 소속팀인 맨유는 '셀온 조항' 삽입으로 인해 향후 그린우드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의 50%를 챙기게 된다.

그린우드는 앞서 전용 제트기를 타고 프랑스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이적시장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그린우드가 마르세유에 도착했다. 계획이 확인됐다'고 전한 바 있다. 그린우드는 마르세유 이적을 확정지으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극적인 반전이다. 한 강력한 슈팅을 앞세워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2019~2020시즌에는 무려 17골을 폭발시켰다.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성인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다만, 성인 대표팀에서는 '절친' 필 포든과 함께 코로나 격리 기간 중 호텔에 여성을 출입시키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그린우드는 맨유에서 129경기를 뛰며 35골-12도움을 올렸다. 그의 앞에 꽃길이 놓여 있는 듯 했다. 맨유도 역대급 재계약으로 그린우드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스스로 커리어를 망쳐버렸다. 강간, 폭행 혐의로 구속된 것. 당시 그린우드의 애인 해리엇 롭슨은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자신의 SNS에 '그린우드가 실제로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사진과 다리, 눈, 팔 등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그린우드 사이의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데이트 폭력과 성폭행에 관한 내용이었다. 맨체스터 경찰을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그를 강간 및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살해 협박 증거까지 나왔다. 맨유는 그린우드와 '손절'했다. 그를 1군 스쿼드에서 제외했고, 홈페이지에서 프로필을 지웠다. 스폰서십도 모두 중단됐다. 만 17세에 데뷔해, 맨유와 잉글랜드의 미래로 불렸던 그의 존재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반전이 생겼다. 혐의가 기각됐다. 그린우드에 대한 모든 혐의는 취하됐고, 모든 소송은 종료됐다. 그린우드 사건에 대한 법적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린우드는 성명을 통해 “이제 모든 문제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가족, 사랑하는 사람, 친구들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린우드의 복귀길이 열리게 되며 그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그린우드는 축구계 복귀를 시도했고, 심지어 K리그 이적설까지 나왔다.

맨유 복귀는 일단락됐다. 고민을 이어갔지만, 상업적 파트너, 서포터스, 맨유 우먼스 등의 관계를 고려해야 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반대가 거셌다. 에릭 텐 하흐 감독 부임 후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만큼, 그린우드 이슈로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아 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맨유는 임대를 고려했다. 임대를 보낸 후 그린우드를 향한 대중의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린우드는 개인 훈련을 시작했고, 그 영상까지 공개됐다. 조만간 그린우드의 최종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거취 발표는 연기됐다. 맨유는 계속해서 주요인사들과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월드컵에 참가한 여자팀 선수들과 논의가 결정적이었다. 반대 여론도 거셌다. 일부 단체에서 그린우드 반대 시위를 벌였다. 개막전에서는 개막전 그린우드 복귀 반대 팻말을 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영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레이첼 라일리의는 BBC를 통해 “맨유가 그린우드를 복귀 시킬 경우, 맨유팬을 그만 둘 것“이라고 했다. 팬들 역시 “그린우드는 맨유에서 뛸 자격을 잃었다.“, “난 그가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올드 트래포드를 누비는 것을 원치 않는다“ 등 동의하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맨유는 그린우드를 보내기로 했다. 영국 BBC는 '2025년까지 계약을 맺고 있는 그린우드는 남은 계약 기간 동안 다른 클럽에 임대되거나 매각될 수 있다'고 했다. 그린우드가 2022년 1월부터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재능만큼은 여전한만큼 많은 팀들이 그를 주시했다. AS로마, 갈라타사라이 등이 그를 리스트로 올린 가운데 헤타페가 그린우드를 품었다.

헤타페의 그린우드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올 시즌 모든 대회 34경기에 출전해 10골 6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쳐줬다. 그린우드는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올 시즌 헤타페 선수 가운데 평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헤타페 선정 올해의 선수에도 뽑혔다.

이런 활약에 빅클럽과 연결됐다.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그린우드 영입 의사를 밝혔다. 그린우드는 일단 헤타페를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최종전 이후 개인 SNS에 '놀라운 시즌을 함께한 헤타페 가족들과 팬들에게 대단히 감사하고, 나로 하여금 환영받는 기분과 소속감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매 순간이 즐거웠다. 행운을 빈다'고 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데려오며 대대적 변화를 노리는 마르세유가 그린우드를 주시했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사우디로 떠나며 새로운 공격수를 찾았다. 울버햄턴의 황희찬도 물망에 올랐다. 프랑스 레퀴프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의 마르세유가 울버햄턴의 황희찬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프랑스 풋메르카토도 '마르세유가 황희찬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황희찬은 마르세유 보드진이 설정한 공격수 영입 명단에 포함됐고 데 제르비 감독도 이를 확인했다'며 '황희찬은 메이슨 그린우드와 함께 마르세유의 공격수 영입 후보에 올랐으며 데제르비 감독도 그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브라이턴 감독 시절 황희찬과 맞대결한 경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협상은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레퀴프는 '여전히 유동성을 위한 연봉 여유분을 찾고 있는 가운데 마르세유는 아직 구단끼리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마르세유의 선택은 그린우드였다. 변수가 생겼다. 마르세유 시장 베누아 파얀은 프랑스 라디오방송 RMC와 인터뷰에서 마르세유 구단측에 그린우드의 영입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우드의 행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 아내를 폭행하는 모습... 정말 충격적인 영상을 봤다. 이런 식으로 아내를 때리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일이다. 이 팀(마르세유)에는 그런 선수를 위한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얀 시장은 “OM(마르세유)의 가치는 그런 것과 다르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나는 파블로 롱고리아(마르세유 회장)에게 그린우드를 영입하지 말 것을 요청할 생각이다. 나는 내 클럽이 누군가의 수치심으로 덮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린우드는 아내를 때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부 마르세유팬들도 '그린우드영입하지마'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르세유 구단으로선 난감할 법한 상황. 하지만 그린우드는 결국 마르세유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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