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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녀배구가 올림픽 금메달 탈환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구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참가국 모두가 메달을 향한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이 가운데 일본 남자배구 대표팀도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공항 인터뷰서 주장 이시카와 유키는 "드디어 때가 됐다"고 밝혔다. 52년 만의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일본은 1972년 뮌헨 대회 우승 이후 이 대회 메달이 없다. 한동안은 본선 진출도 힘에 부쳤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서 두 번 연속 예선 탈락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2021년 도쿄 대회는 7위로 여정을 마쳤다.

그러다 2022년 프랑스 출신의 필립 블랑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임 1년 만에 일을 냈다.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서 3위를 기록했다. 1977년 월드컵 은메달 이후 다시 세계대회서 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46년 걸렸다. 아울러 같은해 파리올림픽 조별 예선서도 낭보를 띄웠다. 조 2위로 본선에 자력 진출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블랑 체제 3년차. 일본발 돌풍은 태풍으로 격상했다. 2024 VNL 남자부를 2위로 마쳤다. 아시아 국가 최초다. 지난 20일 가진 세계랭킹 1위 폴란드와 친선전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제는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여자부도 강세다. 일본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을 3위로 마친 뒤 잠시 주춤했다. 2016년 리우 대회와 2020년 도쿄 대회를 각 5, 10위로 마쳤다. 하지만 올해 남자부와 함께 VNL 동반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주장 코가 사리나는 "목표는 메달이다. 자신있다"며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일본은 스피드 배구를 표방하고 있다. 낮고 빠른 배구를 무기로 장신팀과 맞선다. 신장 차를 극복하고자 상대가 블로킹하기도 전에 공격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비교적 고난도 기술로 꼽히는 파이프 공격과 2단 공격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특정 한두 명이 아닌, 모두가 공격에 가담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간 배구서는 신장이 절대적이라 여겨졌다. 그런 점서 한국과 비슷한 신체 조건을 지닌 일본의 행보는 국내서도 얘깃거리다. 이제는 대표팀은 물론, V-리그서도 '낮고 빠른 배구'가 싹을 트고 있다. 팀 플레이 스타일을 스피드 배구로 바꾸고자 하는 구단이 여럿 존재한다. 최근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여러 차례 이와 관련한 얘기를 했다.

이 가운데 일본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국내 배구계에도 '뒷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미 꿈틀거리고 있는 스피드 배구를 향한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파리서 일본이 보여줄 활약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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