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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강점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선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 지난달 선수단에 합류해 23일까지 총 7경기에서 34⅓이닝을 소화, 2승1패, 평균자책점 3.93이다. 7차례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3회. 시즌 중 영입돼 거친 리그 적응 기간 등을 거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전임자 윌 크로우가 8경기 40⅓이닝을 소화하면서 5승1패, 평균자책점 3.57을 찍는 동안 QS 투구가 단 1회에 불과했던 점도 비교된다.

KIA가 알드레드의 가치를 좀 더 높게 볼 수 있는 지표도 있다.

알드레드는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2경기에 나서 12⅔이닝 동안 단 3안타만 내준 반면, 15개의 삼진을 뽑아내면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7푼7리에 불과할 정도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전력 대다수가 잔류해 있고, 올 시즌에도 KIA의 선두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팀이 LG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알드레드의 활용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크로우가 LG전에서 10⅓이닝 평균자책점 6.10으로 부진했던 점과 비교해보면 알드레드의 성적은 더욱 빛난다.

그러나 알드레드는 삼성 라이온즈에는 '극약'이었다. 2경기서 7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피홈런 2개(6안타)를 내주는 등 평균자책점이 8.22였다. 피안타율은 2할1푼4리였지만,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투구 수가 늘어나며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다른 경쟁 상대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도 3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규정에 따르면, 국내 선수 이동 시엔 오는 31일, 외국인 선수는 8월 15일까지 등록을 마치면 된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 상 알드레드는 25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비롯해 30일 광주 두산전, 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10일 광주 삼성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천 취소 등의 변수를 따져도 KIA가 최대 4차례 정도 투구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셈이다.

아직 가을을 바라보기엔 이른 단계. 그러나 V12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선두 KIA 입장에선 모든 경우의 수를 머릿 속에 집어 넣고 남은 시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남은 기간 알드레드의 투구를 더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KIA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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