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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웨인 루니가 선수 시절부터 몸관리를 철저하게 했다면 축구의 역사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셀틱은 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레전드 매치를 지렀다. 두 팀은 사이좋게 1골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이날 맨유는 루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안토니오 발렌시아, 대런 플레처, 마이클 캐릭, 에리크 젬바-젬바, 대니 심슨, 미카엘 실베스트르, 로니 욘슨, 필 바즐리, 레이몬드 판 더 고후를 선발로 내보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육중한 몸매를 과시하고 있는 루니였다. 전반 41분 루니는 공을 몰고 셀틱 페널티박스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살이 너무 쪄서 현역 때와 같은 돌파를 할 수가 없었던 루니는 잠시 멈춘 뒤에 뒤따라오는 베르바토프에게 패스를 건넸다. 베르바토프가 반칙을 얻어냈고,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는 루니가 나섰다. 루니는 현역 때보다도 더 정교한 프리킥으로 셀틱의 골망을 갈랐다. 셀틱 레전드 골키퍼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궤적이었다. 선수로 뛰던 시절에 비해 몸이 2배 정도 불어난 것처럼 보이던 루니였지만 킥감각은 여전했다. 맨유 역사상 최다골 득점자의 위엄이었다.

루니의 선제골에도 맨유는 후반 17분 동점골을 내줬다. 이벤트 경기라고 해도 절대 90분을 소화할 체력이 없었던 루니는 선배 폴 스콜스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루니는 공을 다루는 기술과 킥력은 여전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폭발적인 돌파는 이제 관중들에게 선보일 수가 없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루니는 자신이 여전히 능력을 갖고 있으며 왜 그가 맨유의 역대 최다 득점자로 남아 있는지 보여줬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정말 놀라운 프리킥을 보여줬다'고 극찬을 남겼다.

루니는 맨유와의 구단 인터뷰에서 “난 여전히 발로 공을 다룰 때는 괜찮다. 하지만 달릴 때가 문제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자신의 체력 문제를 인정한 셈이다.

한편 은퇴한 축구선수 루니는 맨유 레전드 매치로 돌아와서 웃었지만 감독 루니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버밍엄 시티의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 강등 원흉인 루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인 플리머스 아가일의 지휘봉을 잡았다. 리그 첫 4경기에서 2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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