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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웅크리고 있던 해결사의 진가는 결정적 순간에 발휘됐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41)가 또 한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최형우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팀이 5-7로 뒤진 9회초 1사 1, 2루에서 우월 스리런포를 터뜨리면서 팀의 8대7 승리 및 6연승에 일조했다.

패색이 짙었던 KIA다. 4회초까지 5-0으로 편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4회말 야수 실책성 플레이로 3점을 헌납한 데 이어, 6회말 불펜이 무너지면서 5-7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7, 8회 한화 불펜에 잇달아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연승 행진도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 했다.

9회초 불씨가 희미하게 살아났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김도영이 선두 타자 자리에 대타로 나서 좌전 안타를 뽑아냈고, 최원준이 볼넷 출루하며 주자가 쌓였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열기가 식었다.

돌아온 최형우 타석. 볼 2개를 골라낸 최형우는 3구째 직구에 방망이를 냈지만, 구위에 밀리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 주현상이 체인지업으로 현혹했으나 방망이를 내지 않으면서 3B1S의 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진 5구째. 주현상이 바깥쪽 낮은 코스로 132㎞ 체인지업을 뿌렸으나, 최형우는 이를 걷어올렸다. 우익수가 일찌감치 추격을 포기한 가운데, 타구는 담장을 여유롭게 넘기는 홈런이 됐다. 최형우는 3루쪽 KIA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내밀며 세리머니를 펼쳤고, KIA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올 시즌 최형우는 41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9푼5리(325타수 96안타) 18홈런 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7. 특히 유주자시 타율 3할3푼1리, 득점권 타율이 3할5푼8리에 달할 정도. '해결사'라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선보였다. 4월까지 타율이 2할 중반대에 머물렀으나, 감을 잡은 5월부터 꾸준히 3할 타율을 유지 중이다. 이날도 결정적인 순간에 제 몫을 다 하면서 자신의 별명이 허투루 붙은 게 아님을 입증해냈다.

최형우는 경기 후 “타이밍에 맞춰 강하게 치자, 병살타만 치지 말자 생각했는데 앞서 참은 공이 다시 들어왔다“며 “팀이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탠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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