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28 14:00: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위기의 울산 HD가 A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최근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하차했다.
울산은 28일 김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울산은 “김 감독은 지난 20여년간 국내 클럽팀과 타국의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번갈아 잡으며 본인의 지도력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 자신의 친정 팀인 울산에서 K리그 첫 정식 감독 데뷔를 치르게 됐다“고 밝혔다.
김판곤 감독은 현역시절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이미 다섯 시즌 동안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뛴 바 있다. 1996년에는 울산이 첫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던 시즌의 이른바 우승 멤버로 이름을 남겼다.
이듬해 전북 현대로 적을 옮긴 그는 1997시즌을 마지막으로 K리그와 이별했다. 울산은 28년 만의 귀환이다.
김 감독은 “현재 울산의 상황과 전력에 가장 적합한 게임 모델을 제시하고, 울산만의 플레잉 스타일을 확립하여 빠르게 경기력과 성적을 확보하겠다“며 “K리그에서 처음으로 정식 감독을 맡게 됐다. 긴장과 기대가 공존한다. 먼 길을 돌아온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성숙한 경기력을 한국 축구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은 김 감독의 지도자 이력뿐만 아니라 그 안의 스토리를 보며 선임에 무게 추를 실었다. 성적 뿐만 아니라 각각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이에 발맞춰 전반적인 선수단 발전을 이끄는 거시적인 관점을 가졌다는 점과 이를 실행하는 능력을 높이 샀다. 울산은 내년 클럽 월드컵 진출을 준비하고 구단의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수 있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김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김 감독은 1998년 중경고등학교에서 지도자로서 첫 발을 뗐다. 부임 후 바로 이듬해 백록기 전국 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팀의 창단 3년 만에 우승컵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후 김 감독은 프로 무대에 지휘봉을 이어 쥐었다. 동시에 잠시 동안 벗었던 축구화도 다시 신게 됐다. 2000년부터 홍콩 프로리그의 인스턴딕에서 선수로 리그 준우승과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더블 플라워로 소속을 옮겨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다.
이어 최약체인 홍콩 레인져스 FC의 감독 겸 선수로 부임하게 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부임 첫 해엔 최약체로 분류되던 팀을 전반기 1위까지 끌어올렸으며, 리그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며 감독으로서도, 선수로서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게 됐다.
2005년 금의환향하게 된 김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에서 정식 프로 지도자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수석코치로 부임하게 된 그는 2008년까지 수석코치와 감독 대행직을 오가며 팀의 지도자이자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2008년 홍콩 사우스 차이나 팀의 감독으로 홍콩에 복귀한 김 감독은 리그 우승, AFC컵 4강 진출 등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부임 이듬해 소속 클럽팀과 국가대표팀 그리고 U-23 연령별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등극하게 됐다. 그는 2010년까지 사우스 차이나, 홍콩 국가대표팀과 U-23대표팀을 겸직으로 이끌면서 북한을 누르고 EAFF 2차 예선 우승과 동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경남FC에서의 짧은 수석코치 생활을 하고 2012년 다시 홍콩에 돌아온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과 연령별 대표팀의 시스템을 다지는 이른바 디렉터 역할을 겸임하며 다시 지도자 업적을 써 내려갔다.
2018년 축구에 대한 폭넓은 지식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행정력을 인정받은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자국으로 돌아와 행정 업무에도 이력을 쌓게 된다.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선임위원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의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 감독은 2022년 사무실을 나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그는 선임 5개월 만에 성과를 만들어 냈다. 2023 AFC 아시안컵 3차 예선에서 E조 2위에 말레이시아를 안착시키며, 43년 만의 아시안컵 자력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 감독은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친정에 돌아오게 됐다. 그는 29일 귀국, 울산 구단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선수단을 지도할 예정이다.
또 8월 5일 오전 11시 서울 소재의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다. 김 감독의 K리그 정식 감독 데뷔전은 8월 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대구FC를 상대로 벌어질 하나은행 K리그1 26라운드가 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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