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28 13:07:00]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어게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이 8강행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을까.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8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슬로베니아와 2024년 파리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8강으로 가는 분수령이다. 이번 대회는 6개 팀씩 두 개 조로 나눠 실력을 겨룬다. 각 조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당초 1, 2차전 상대인 독일과 슬로베니아를 잡고 8강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승리 제물' 슬로베니아와 격돌한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슬로베니아에 27대31로 패한 기억이 있다. 당시 슬로베니아는 11위, 한국은 2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번에야 말로 당시의 아픔을 설욕하겠단 각오다.
분위기는 좋다. 한국은 지난 25일 열린 독일과의 1차전에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독일을 상대로 한때 14-18로 밀렸다. 하지만 류은희와 강경민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이 23대22로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뒤 시그넬 감독은 “이겨서 행복하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그동안 매일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다. 독일이라는 강한 상대를 이겼다. 특히 수비에서는 내가 온 이후 가장 좋은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외국인 지도자에게 적응하기 쉽지 않을 텐데 잘 따라주며 신뢰가 생겼다. 경기력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슬로베니아는 첫 경기에서 덴마크에 19대27로 패해 위기감이 돌고 있다. 시그넬 감독이 “슬로베니아 입장에서는 우리와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 전쟁처럼 나올 것이다. 우리가 전력상 열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이유다.
슬로베니아의 '경계대상 1호'는 아나 그로스다. 그는 덴마크를 상대로 혼자 5골을 넣었다. 그로스와 교리(헝가리)에서 함께 뛰었던 류은희는 “그로스의 경기력이 요즘 올라왔다. 그 선수 위주의 플레이가 많다. 그로스를 잘 묶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류은희는 최근 국제핸드볼연맹(IHF)이 선정한 파리 올림픽 여자부 주목할 선수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혼자 6골을 넣으며 팀을 이끌었다.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도 류은희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다. 류은희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던 강경민, 한국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던 박새영 등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 여자핸드볼은 지난 1984년 LA 대회부터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오르는 역사를 작성했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 은메달 3, 동메달 1개 등 총 6개를 목에 걸었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로 대한민국에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메달이 끊겼다. 2016년 리우 때는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경험했다. 직전 도쿄 때는 8강에 오르는 데 그쳤다.
시그넬 감독은 올림픽 전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매일 땀을 쏟는 게 헛되지 않길 바란다. 이번 올림픽이 우리에겐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을 알고 있다. 해외에선 우리를 우승후보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른 유럽 국가가 갖고 있지 않은 기술이 있다. 우리만의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를 믿고, 우리의 가치를 추구하고, 수비와 공격에서 목표한 것을 잘 이행하면 누구에게나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놀라게, 힘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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