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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에이스 애런 윌커슨의 7이닝 1실점의 투혼에도 타자들이 수많은 찬스에서 침묵했다. 믿었던 마무리는 2경기 연속 9회에 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처한 현실이다.

롯데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1대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39승3무50패로 40승 고지를 앞두고 3연패에 빠졌다. 7위 KT 위즈와는 4.5게임차로 벌어졌고, 9위 한화 이글스와는 1.5게임차로 가까워졌다.

그야말로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 같은 답답함만이 계속된 경기였다.

상대 선발 엔스가 롯데전에 3경기서 3승을 올린 투수였기에 이날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고, 1,2회에 막히면서 예상대로 되는 듯했다.

그래도 1회초 윌커슨이 1사 만루의 위기에서 1점만 내주면서 경기는 접전이었다.

3회부터 롯데의 공격이 시작됐는데 확실한 찬스에서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3회말 선두 손성빈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가 잡지 못하고 뒤로빠뜨려 3루타가 됐다. 무사 3루의 기회. 3루 주자가 들어올 방법은 많았다. 외야 플라이도 있었고, 느린 내야 땅볼로도 홈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박승욱과 윤동희가 연속 삼진을 당하더니 전준우가 3루수앞 땅볼로 잡히며 득점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윌커슨이 계속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는 가운데 6회말 또한번 좋은 기회가 왔다. 1사후 윤동희의 2루타와 전준우의 볼넷으로 1,2루가 만들어졌다. 손호영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혀 2아웃.

가장 믿는 타자 레이예스가 친 타구가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듯했지만 2루수 신민재의 글러브에 막혔다. 내야안타로 만루. 이때 엔스에게 이전에 2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정훈이 나섰지만 151㎞의 높은 직구에 헛스윙 삼진 이날 정훈은 엔스에게 3번 모두 삼진으로 침묵했다.

윌커슨는 7회초까지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 7회말 롯데가 또 찬스를 잡았다. 두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볼넷과 안타로 무사 1,3루의 천금같은 기회.

롯데가 대타 이정훈을 올리자 LG도 롯데 출신 왼손 투수 김유영을 올렸다. 결과는 중견수 플라이. 그런데 너무 짧아 3루수가 홈으로 뛸 수 없었다. 그리고 박승욱이 친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갔고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완벽했다. 또 무득점.

8회초를 진해수가 올라와 무실점으로 잘 막은 뒤 8회말 드디어 롯데가 천금같은 동점을 만들었다.

윤동희가 정우영을 상대로 안타를 쳤고, 전준우가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다. 손호영이 친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굴렀다. 이때 2루주자 윤동희가 3루로 달렸는데 공을 잡은 문보경이 이를 놓치지 않고 윤동희에게 달려가 협살로 몰았다. 결국 윤동희가 태그 아웃. 2사 2루가 돼야할 상황이 2사 1루가 되고 말았다.

LG는 이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유영찬을 올렸는데 오히려 롯데에게 기회가 왔다. 2사 1루서 레이예스가 유영찬에게서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이전 타석에서 삼진만 3번 당했던 정훈이 유영찬에게서 바라보 바라던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1-1 동점이 됐다.

그러나 이어진 1,3루의 찬스에서 7회말 대수비로 출전했던 최항이 삼진을 당해 역전에는 실패.

9회초 마무리 김원중이 올라왔다.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5-4로 앞선 9회말 카데나스에게 역전 끝내기 투런포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던 김원중으로선 이날은 막아내고 팀에 역전승의 기회를 넘겨야 했다.

하지만 선두 오스틴에게 좌전안타를 맞더니 문보경을 삼진처리할 때 대주자 최승민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그리고 김현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뼈아픈 1점을 내주고 말았다. 박동원에게 볼넷을 허용해 1,2루의 위기속에 교체. 이후 정현수와 구승민이 추가점수를 주지 않고 9회말 마지막 기회를 노렸으나 또 막혔다.

2사후 박승욱이 볼넷을 골랐고, 윤동희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1,2루의 마지막 찬스가 왔다. 마무리 유영찬이 또 흔들리는 상황. 그러나 전준우가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이날 롯데가 맞이한 득점권 타석은 총 13번. 이중 볼넷 하나를 제외한 12번 중 안타는 2개 뿐이었고 타점은 1개 뿐이었다.

이날 롯데가 안타 7개에 4사구 6개를 얻었고, LG가 5안타와 2볼넷으로 롯데가 더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승리는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았던 LG의 승리였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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