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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17세 신화'는 2경기 연속 없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빈자리만 유난히 컸을 뿐이다.

토트넘이 원정에서 또 한번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승점 13점에 머문 토트넘은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4승1무4패로 8위에 위치했다. 원정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 고민이다. 토트넘은 7일 브렌트포드전(2대3 패)에 이어 2경기 연속 '원정 눈물'을 흘렸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토트넘을 제물삼아 3무5패 뒤 9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휘슬이 울리기 전 토트넘의 키워드는 2007년 마이키 무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카드로 무어를 낙점했다. EPL 첫 선발이었다.

무어는 25일 유로파리그(UEL) AZ알크마르(네덜란드)전에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그는 토트넘 안방에서 첫 선발 출전했고, 8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른쪽 날개로 출격한 그는 전반 5분 골대를 살짝 비켜간 헤더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못했지만 후반 오른쪽에서 손흥민의 포지션인 왼쪽 날개로 이동한 후 존재감을 과시했다.

일본 국가대표인 마이쿠마 세이야 등 상대 수비수들을 계속해서 유린하며 교체투입된 브레넌 존슨을 비롯해 히샬리송과 루카스 베리발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으뜸 활약이었다. '풋볼런던'은 무어에게 최고인 평점 8점을 부여했다. 골을 넣은 히샬리송의 7점보다 높았다.

손흥민 대신 주장완장을 찬 제임스 매디슨은 무어에 대해 “우리가 왼쪽 윙에 네이마르를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웃은 후 “그는 두려움이 없다. 정신적으로도 두려움이 없다“고 극찬했다.

그는 이어 “무어는 훌륭한 어린 선수고,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지혜로운 말로 그를 도울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는 모든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매디슨이 네이마르를 거론한 것에 대해 “무어는 흥미진진했고, 부인할 이유가 없다. 무어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좋다. 그는 매우 열심히 하고, 발전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여정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며 “17세인 그와 같은 연령대에게는 어떻게든 성공했다고 느끼기 쉽지만, 그런 느낌은 절대 받지 못한다. 우리와 클럽으로선 신나는 일이다. 그는 잘 발전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열쇠다. 나는 그를 투입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나는 알고 있고, 매일 보고 있다. 그는 훌륭한 젊은 선수고,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 이상 '네이마르'는 없었다. 갈 길은 여전히 멀어보였다. 무어는 후반 17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될 때까지 25회 터치에 그쳤다. 드리블 성공은 0회(0/3)로 좌절했고, 볼 경합 성공률도 33%(3/9)로 낮았다. 슈팅은 '제로'였다. 전반적으로 플레이에 자신감이 결여됐다.

'풋볼런던'은 무어에게 평점 5점을 부여했다. 최저 평점은 아니지만 '조용했다'는 평가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더 낙담했다.

그는 “경기는 약간 전투적인 양상으로 흘러갔다.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 그들이 우리보다 더 잘 대처했다“며 “우리는 평정심을 유지했어야 했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훨씬 더 냉정하게 생각해야 했다. 전투와 결투가 발생하고 흐름이 뚝뚝 끊기는 형태가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상대가 더욱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심판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또한 경기 중단이나 시간끌기 등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어에 대해서는 “선수 누구에게도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무어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더 나은 선수가 될 것이다. 우리가 적절한 환경에서 그를 더 많이 출전시킬 수 있다면 무어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무어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팀의 유형이나 경기 방식에 따라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지 않도록 특정한 일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훨씬 더 차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손흥민이다. 그는 지난달 26일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UEL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쓰러졌다. 손흥민은 이후 토트넘이 치른 3경기에 결장했다. A매치 합류도 불발됐다.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손흥민은 19일 웨스트햄과의 EPL 8라운드에서 복귀했다.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1-1로 균형을 이룬 후반 '1골-1기점-1자책골 유도'의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시즌 3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을 앞세워 4대1로 대승했다.

하지만 통증이 재발했다. 손흥민은 알크마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팰리스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100% 컨디션이 아닌 것 같다. 주말 경기 출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이 종료된다. 다만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옵션을 발동할 경우 손흥민은 2026년까지 토트넘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손흥민은 토트넘과 1년 연장 옵션을 비롯해 재계약에 대한 협상은 일체 없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토트넘은 최근 무어처럼 어린 선수 육성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다.

현실은 달랐다. 든 자리는 몰란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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