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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레알마드리드 에이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두고두고 회자될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23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4~2025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놀라운 퍼포먼스로 팀의 5대2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영웅은 위기에서 등장한다고 했던가.

홈팀 레알은 지난 2023~2024시즌 UCL 결승전 리턴매치 성격을 띤 이번 경기에서 전반 30분과 34분 도닐 말렌과 제이미 지텐스에게 연속 실점하며 전반을 0-2로 끌려간 채 마쳤다. 레알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한 누리 사힌 도르트문트 감독의 전술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도르트문트는 후반 10분만에 추가골 득점자인 지텐스를 수비수 발데마르 안톤과 교체하며 일찌감치 '지키기 모드'에 돌입했다. 세계 최고 레벨의 공격수를 보유한데다 '챔스 DNA'까지 이식된 레알을 상대로 문을 잠그는 건 결과적으로 크나큰 패착이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의 인터뷰에 따르면, 하프타임에 레알 선수단 분위기는 굉장히 차분했다. '보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선수들에게 딱 한 가지만 당부했다. '한 골을 넣으면 우리가 승리한다.'

그 말대로였다. 후반 15분 레알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의 추격골이 터졌다. 킬리안 음바페가 우측에서 문전으로 띄운 크로스를 뤼디거가 그대로 강력한 헤더로 밀어넣었다.

곧바로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인 '비니시우스 쇼'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지기 시작됐다. 후반 17분, 비니시우스는 귀중한 동점골을 넣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대 수비수가 음바페의 돌파를 막기 위해 시도한 태클이 그만 비니시우스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한 꼴이 됐다. 비니시우스가 편안하게 득점을 한 뒤 오프사이드를 확인하기 위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됐다. 주심은 VAR실과 소통 후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사힌 감독이 부랴부랴 공격수 말렌을 빼고 미드필더 파스칼 그로스를 투입했지만, 한번 레알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38분 라이트백 루카스 바스케스가 과감한 오버래핑 후 상대 박스 우측 좁은 각도에서 때린 슛이 그대로 역전골로 연결됐다.

비니시우스는 후반 41분 원더골로 격차를 벌렸다. 자기 진영 좌측에서 사이드라인을 타고 상대 진영까지 빠르게 넘어온 뒤 페널티 아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 다음 골문 우측 하단을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베르나베우 홈 관중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했다. 경기장에는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을 염원하는 팬들의 노래가 울러펴졌다. 비니시우스는 “팬들이 내 이름을 외칠 때 꿈은 현실이 된다. 나는 팬들에게 더 많은 골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4년 발롱도르 시상식은 현지시각 28일에 열린다. 지난시즌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비니시우스는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진다. 이미 비니시우스의 수상이 확정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비니시우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순식간에 상대 수비수 세 명을 뚫고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는 총 7개의 슛, 4개의 유효슛으로 3골을 넣었고, 드리블을 5개 성공시키는 그야말로 '월드클래스'다운 활약으로 팀의 5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비니시우스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매겼다.

비니시우스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늘 나에게 '너는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이제 나는 24살이다. 나는 레알에 영원토록 남고 싶다. 나에게 많은 걸 안겨준 레알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은 리그 페이즈에서 2승1패 승점 6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9위로 점프했다. 반면 5위 도르트문트는 2연승 뒤 레알에 첫 패배를 당했다. 같은 날 볼로냐를 꺾고 3전 전승을 기록한 애스턴빌라가 깜짝 선두를 질주 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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