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29 01:15:23]
70년이 훌쩍 넘은 NBA 역사. 그만큼 많은 선수, 코칭스태프가 등장했고 관계자까지 포함하면 셀 수도 없이 많은 인물이 NBA와 연을 맺었다.
사회의 일부와도 같은 NBA 업계에서 사건/사고도 당연히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잘못된 일에 있어서는 징계를 통해 올바른 길로 잡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 그렇다면 이번 시간에는 NBA 코트 밖에서 일어났던 굵직한 징계에 대해 알아본다.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총기 때문에 골치 아팠던 NBA (사진 1-5)
한때 2년 연속 평균 3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며 워싱턴 위저즈의 대표 스타로 활약했던 길버트 아레나스. 하지만 부상 탓에 힘든 시기를 보내며 두 시즌 동안 총 15경기 출전에 그치는 아픔을 겪었다. 그랬던 아레나스는 2009-2010시즌 모처럼 건강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길교주는 다시 코트를 떠나야 했다. 이번에는 부상 때문이 아니라 총기 이슈로 인한 징계였다. 아레나스는 평소 권총을 집이 아닌 홈구장 라커룸에 보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라커 안에 총이 있었던 아레나스는 2009년 12월 22일 팀 동료인 자바리스 크리텐튼과 언쟁이 있었다. 도박 빚 때문에 팀원과 다툼을 이어가던 아레나스는 크리텐튼을 향해 총을 겨눴고 크리텐튼 또한 아레나스를 향해 총을 들었다.
NBA 사무국은 선수들의 총기 소지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았으나 홈 라커룸에 보관하는 행위에 있어서는 금지하고 있었다. 물의를 일으킨 아레나스는 “총엔 총알이 장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이야기했고, 워싱턴 지역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깊은 반성의 태도를 보여도 모자랄 판에 아레나스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또 사고를 쳤다. 경기 시작 전 팀원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제스처를 취한 것.
수사당국의 조사를 기다리던 데이비드 스턴 당시 NBA 총재는 아레나스를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에게 무기한 출장정지를 내렸고 아레나스는 잔여 시즌에 더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징계가 끝나고 돌아온 뒤 아레나스는 더 이상 이전의 폼을 발휘하지 못하며 급격하게 몰락했다. 두 시즌 동안 세 팀의 유니폼을 입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 뒤 2011-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NBA 무대를 떠났다.
아레나스와 함께 총기 논란을 일으켰던 크리텐튼은 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그는 아레나스와 같은 잔여 시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이후 2015년 살인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살인 혐의로 보석금을 내는 동안에는 마리화나를 판매해 기소되기도 했다.
아레나스 사건 후 13년이 흐른 시점에서 또다른 NBA의 수준급 가드가 총기 관련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바로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가드 자 모란트. 모란트는 클럽 파티를 SNS 라이브로 송출하던 중 총기를 들어 자랑하는 제스처를 취해 물의를 일으켰고, 8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던 모란트지만 겨우 2개월이 지난 시점에 또 SNS 라이브 중 총을 들어 반성이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8경기보다 3배 이상 많은 2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또 자리를 비웠다.
그런 모란트를 감싼 이가 있었으니, 아이러니하게도 아레나스였다. 아레나스는 “자 모란트의 징계 수위가 너무 가혹하다. 25경기는 너무 많다“는 식의 말로 모란트를 옹호했으나 그를 향해서도 또 많은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마약/음주의 늪 (사진 6-9)
1980년대 후반 댈러스의 빅맨으로 활약했던 로이 타플리. 식스맨상까지 받았던 그는 음주와 마약으로 선수 생활이 무너진 대표적인 선수다. 관련 징계만 3번을 받았다.
1989년 타플리는 시즌 도중에 음주운전을 하던 상태에서 경찰에 적발됐으나 저항까지 한 혐의로 NBA에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2년 뒤인 1991년에 또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것에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약 복용으로 퇴출됐다.
3번의 징계 후 그리스 리그 등에서 뛴 타플리는 1994년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NBA 생활은 길지 않았다. 1995년 12월, 그는 알콜 중독 관련해서 법원에서 내린 개인별 케어 프로그램의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영구 퇴출됐다.
OJ 메이요도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NBA에서 길게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한 케이스다. 그는 2008년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출신의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메이요는 멤피스 시절이던 2010-2011시즌 도중 도핑에서 스테이로이드계 호르몬제인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1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그의 구설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2016년 마약을 복용한 것이 적발돼 리그에서 퇴출됐다.
버드맨이라는 별명으로 익숙한 크리스 앤더슨 또한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커리어가 꼬인 선수다. NBA에 지명 받지 못한 채 중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앤더슨은 NBA 입성 후 입지를 넓혀가는 듯했다.
하지만 2006년 1월 금지 약물 양성 반응으로 NBA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항소를 시도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앤더슨은 2008-2009시즌에야 코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잊혀진 유망주 타이릭 에반스 또한 금지 약물 적발 뒤 2년 뒤에 사면되어 NBA 코트로 돌아온 케이스다.
구단주도 사고 친다 (사진 10-14)
선수들만 사건/사고에 연루되는 것이 아니다. 구단을 소유한 구단주 또한 NBA 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케이스들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LA 클리퍼스의 구단주였던 도날드 스털링이다. 스털링은 미국의 부동산 재벌로 1981년 샌디에이고 클리퍼스를 인수했다. 이후 클리퍼스는 연고를 LA로 옮겼다.
스털링 체제에서 클리퍼스는 NBA의 대표적인 약체였다. 감독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령탑들이 클리퍼스를 거쳤고 스털링은 가차 없는 경질과 인색한 투자로 유명한 구단주였다.
오랜 시간 암흑기를 보내던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 블레이크 그리핀 등을 앞세워 리그의 강팀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랍시티 클리퍼스가 신바람을 일으키던 2014년, 구단주가 초대형 사고를 친다. 2014년 플레이오프 도중에 스털링이 “흑인을 내 경기에 데려오지 말라“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클리퍼스 선수들은 이에 분노해 플레이오프 경기 보이콧 가능성까지 제기됐고, 경기 전 팀 로고를 가리기 위해 셔츠를 뒤집어 착용하는 퍼포먼스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아담 실버 NBA 총재는 스털링에게 리그 영구 퇴출과 함께 250만 달러의 벌금 징계를 내렸다.
스털링이 “난 인종차별자가 아니다“라며 해당 발언을 실수로 칭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사건은 무마되지 않았다. 아담 실버 총재는 전체 구단주의 3/4가 동의하면 강제로 구단을 매각해야 한다는 규정을 활용, 스털링이 클리퍼스 구단을 내놓도록 했다.
클리퍼스의 핵심 선수였던 크리스 폴은 스털링이 계속 구단을 맡는다면 보이콧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클리퍼스는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발머라는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또다른 최악의 구단주 중 한 명으로 불렸던 로버트 사버도 불명예스럽게 리그에서 퇴장했다. 사버는 2004년 피닉스를 4억 달러에 사들인 뒤 20년 가까이 구단주를 맡아왔던 인물.
하지만 구단 직원들을 향한 가혹 행위, 인종차별, 그리고 성차별 언행까지 밝혀졌고, 관련 조사를 통해 사버는 1년 자격 정지와 벌금 1,000만 달러 징계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스털링과 사버 모두 크리스 폴이 있었던 소속팀의 구단주였다. 선수협회장이기도 했던 크리스 폴은 사버의 징계가 발표되자 징계 수위가 너무 약하다며 소속팀 구단주를 저격했다.
팬들의 강한 비판 수위에 직면한 사버는 결국 구단 매각에 나섰다. 그러자 사버를 향해 저격 멘트를 날렸던 르브론 제임스가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리그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소식을 반기기도 했다. 피닉스는 맷 이쉬비아 구단주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했다.
백과사전 속 토막 상식 1
전 시즌 파이널 진출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유
보스턴은 2021-2022시즌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 이후 이메 우도카 감독 체제로 치른 첫 해에 파이널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들이 보여준 탄탄한 수비력이라면 이후 시즌에도 우승 후보로 충분히 거론될만한 강호였다.
하지만 우도카의 보스턴 생활은 길지 않았다. 이미 아내가 있었던 우도카는 팀의 여성 스태프와 불륜을 저지르는 물의를 일으켰고 시즌 전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단, 이 징계는 NBA의 징계가 아니라 보스턴 구단의 징계였다.
이 사건으로 우도카는 보스턴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고, 후임으로 감독이 된 조 마줄라가 두 시즌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 시즌의 공백기를 가진 우도카는 올 시즌 휴스턴 감독으로 복귀, 팀 성적 상승을 이끌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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