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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여기가 한국이야 파리야?' 대한체육회가 태극전사들이 최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선수촌에 사발면과 즉석밥 등을 비치하는 등 최대한 한국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했다. '엄빠' 선수들을 위한 어린이집까지 마련됐다.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4일(한국시각) 선수촌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대한체육회는 이에 맞춰 한국 선수단 숙소를 공개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파리 여름의 더위에 대비하는 데 힘썼다. 기온이 뚝 떨어질 상황을 대비해 담요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선수촌의 가장 큰 특징은 'NO 에어컨'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도된 콘셉트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자연 냉각 시스템을 도입했다. 센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차가운 지하수를 이용했다. 건물 구조와 크기를 다양화해 시원한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해 내부 온도를 밖보다 섭씨 6~7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조직위 설명이다.

그렇다고 대한체육회가 손을 놓고있지는 않았다. 파리는 이따금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다. 대한체육회는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하려다 조직위 반대에 막혔다. 대한체육회는 냉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친환경 특수 냉매제가 들어간 쿨링 재킷을 마련했다. 우리 선수단에 배정된 객실은 89개다. 대한체육회는 냉풍기를 89개 확보했다. 방충망이 없어 모기 기피제도 준비했다. 다행스럽게 7월말 파리 기온은 섭시 30도를 밑돈다. 아직은 우려보다 선선한 날씨에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입맛도 놓칠 수 없다. 인스턴트 식품이긴 하지만 각종 '한식'을 넉넉하게 준비했다. 사발면 등 각종 컵라면과 통조림, 즉석밥, 3분 요리와 김치 등 언제든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파리 현지에 위치한 한국 식료품점에서 대한체육회가 직접 사다놨다고 한다. B동 4층에는 힐링 공간도 존재한다. 센강이 바로 보이는 테라스형 라운지에서 치열한 경쟁심은 잠시 잊고 파리지엔느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패밀리존과 마인드존이다. 패밀리존은 조직위가 야심차게 꺼낸 보육시설이다. 조직위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촌에 보육시설을 넣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미디어가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유아교육 자격증을 보유한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한다. 장난감과 자전거 놀이 도구 등 각종 유아 용품이 비치됐다. 개막 전이라 이용자는 많지 않지만 문의하는 선수는 계속 늘고 있다.

선수들의 심신 안정을 도모하는 마인드존도 특별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몸을 단련하는 훈련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까지 생긴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로 슬럼프에 빠지는 선수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마침 마인드존은 웨이트 트레이닝장 바로 위해 설치됐다. VR(가상현실) 장비와 명상 및 요가, 미술치료 원리를 바탕으로 한 드로잉 프로그램, 아로마 힐링 테라피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마인드존 관계자는 “선수들은 신체적 피로만큼이나 정신적으로도 피곤을 호소한다. 이곳에는 전문가들이 기다리고 있다. 정신적인 피로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미 많은 선수가 마인드존에 오고 있다“고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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