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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상 대체 선수로 합류한 한 달 간의 짧은 한국 생활, 첫 승의 기쁨은 다르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7일 광주 키움전에서 5이닝 1실점 투구로 첫승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 5실점에 그쳤으나, 키움전에선 탈삼진 8개를 뽑아내면서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결국 팀 승리로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동료들의 버킷 물세례는 덤.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10승으로 순항하던 그는 KIA의 제의에 미련 없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지만, 데뷔전에서 피홈런 2방을 맞으며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는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가 났을 만. 때문에 키움전을 앞두고는 와신상담했다. 그는 “첫 경기는 긴장감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직구, 슬라이더 등 내 강점을 최대한 살리며 던지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런 스타우트의 노력 뒤엔 부상 재활 중인 제임스 네일의 '특별한 조언'도 있었다고. 스타우트는 “사실 어젯밤 네일이 '나는 여기서 밥을 먹으면 이긴다'며 한 식당을 알려줬다. 그래서 나도 거기서 밥을 먹고 출근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곳이 어디인진 비밀이다.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농을 쳤다.

이날 스타우트는 네일의 유니폼 하의를 입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삼성전에선 바지를 올려 입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며 “지금 사용하는 로커가 네일의 것인데, 미처 정리하지 못한 긴 바지를 발견해서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은 뒤 입었다. '나는 많으니 너 하나 가지라'고 해서 입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잘 빨아서 돌려줘야 겠다'는 물음엔 “아마 다음주엔 잘 말라 있을 것“이라고 농을 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KIA. 어쩌면 스타우트가 우승을 결정짓는 승부의 선발 투수 중책을 맡을 수도 있는 순간 역시 다가오고 있다.

스타우트는 “내가 던진 오늘 분위기가 포스트시즌과 맞먹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서 던진다는 마음을 먹고 던졌다“며 “KBO리그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오늘처럼 집중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곧 가족과 여자친구가 한국에 오는데, 그들 앞에서 좋은 성과를 만든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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