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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미식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가 '음식'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26일(한국시각) 영국 더타임즈는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영국 선수단이 올림픽 선수촌 음식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측은 식단의 영양 불균형, 음식 품질 등을 문제 삼았다. 영국올림픽협회의 앤디 앤슨 최고경영자(CEO)는 “계란, 닭고기, 특정 탄수화물 등 음식이 충분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생고기를 제공하는 등 음식의 질도 문제“라며 “그들은 며칠 내로 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올림픽 주최 측에 불만을 터뜨렸다.

파리올림픽 선수촌은 하루 4만끼를 제공하며 메인 식당은 3300석 규모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 식당 메뉴의 채식 비중을 높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선수는 “음식이 문제“라며 “지난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질서가 있었는데 지난 며칠 동안 사람들이 몰려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은 지속가능성을 높였고 채식 중심이라고 했는데 피크타임에 가면 닭고기 한 조각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조정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가까운 호텔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 중 한 선수는 최근 선수촌에 다녀왔다며 “우리 호텔 음식에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정 선수들은 “파리 음식이 지난 대회보다 훨씬 나쁘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선수촌 음식 공급 업체는 “선수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음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밥'이 올림픽 초반 각국 선수단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선수단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밥걱정 없이 훈련에만 매진하고 있다.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프랑스로 파견된 15명의 조리사가 맛있고 균형 잡힌 도시락을 매일 제공하는 덕분이다.

대한체육회는 파리 외곽 퐁텐블로에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을 마련했다. 개막 전까지는 파리에 도착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시차와 날씨에 적응하는 사전 훈련 캠프의 성격으로 운영됐다면, 개막 후부터는 급식지원센터의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

체육회는 선수촌으로 옮긴 선수들이 밥맛을 잃지 않도록 선수와 지도자들의 수요를 조사해 퐁텐블로에서 차로 1시간 반 떨어진 파리 올림픽 선수촌까지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하루 두 번씩 배송 중이다. 선수촌 특정 장소에 도시락을 두고 가면 선수들이 찾아가는 방식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매끼 140인분씩 하루에 두 번 도시락을 선수촌으로 배송 중“이라며 “개막 후에는 매끼 150인분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식 조리팀은 식품 변질을 우려해 육류, 채소, 과일은 프랑스에서 조달하고 쌀(잡곡등) 1.5t, 김치 0.5t, 기타 양념류는 모두 한국에서 공수했다.

체육회는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맞춤형으로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고기가 부족한 선수촌 식단과 달리 체육회 도시락에는 선수들의 체력을 지탱해 줄 고기가 매끼 들어간다. 잦은 이동으로 도시락을 먹기 어려운 선수들에게는 주먹밥과 같은 간편식도 건네고, 기력을 보충해 줄 찹쌀 사골죽도 정성스레 보온병에 담아 전달한다.

체육회가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하계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설립한 사전 캠프인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은 파리 올림픽 폐회일인 8월 11일까지 운영된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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