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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프가 한국에서의 첫 여름을 진지하고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이란 출신 아포짓 아레프 모라디(등록명 아레프)는 2024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임동혁의 상무 입대로 인해 아포짓 뎁스가 얇아진 대한항공의 레이더망에 아레프의 가벼운 몸놀림과 준수한 기술이 포착됐고, 그렇게 둘의 인연이 맺어졌다.

1일자로 한국에 입국한 아레프는 한국에서의 첫 여름을 배구에 집중하며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그런 그를 <더스파이크>가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의 훈련장에서 만났다. 근황을 묻자 “계속 훈련하고 있다(웃음). 한국과 팀에 적응해나가는 중”이라고 밝히며 웃음을 지은 아레프는 “팀의 목표가 또 한 번의 통합우승인 만큼, 그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레프는 제주에서 진행됐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모두 마친 뒤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내와 가족들에게 바로 전하지 않고 서프라이즈를 해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던 바 있다. 그 서프라이즈의 결과가 궁금했다. 그는 “아내와 가족들이 너무 기뻐했다. 눈물까지 흘리더라.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며 성공적인 서프라이즈가 됐음을 알렸다.  


아레프는 대한항공에 합류하기 전까지 자국 리그에서만 활약했다. V-리그 도전이 그의 커리어 첫 해외 리그 도전이다. 그는 “외국 생활은 역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점이 힘든 것 같다. 서로가 필요할 때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큰 어려움이다. 음식 역시 아직은 적응이 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인간 아레프가 느끼는 단점이다. 대신 배구선수 아레프는 한국에 와서 새로운 팀과 함께 엄청난 발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첫 해외 생활의 어려움과 기대되는 부분을 동시에 전했다.

아레프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인간 아레프와 배구선수 아레프를 철저히 분리하고 있었다. 한국에 와서 가본 곳이나 먹어본 것 중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묻자 그는 “한국에 올 때 단순히 경험의 장에 가는 것이라는 가벼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지금은 팀 적응과 훈련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다. 다만 앞으로 아내가 한국에 종종 들를 예정이다. 아내가 없을 때는 배구에만 집중하고, 아내가 왔을 때 휴식 시간에 함께 한국의 문화를 체험해보는 시간도 가져볼 생각이다. 그때 가서는 예쁜 곳도 가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겠다”며 지금은 배구선수 아레프 모드로 지내고 있음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모든 구성원들은 배구선수 아레프의 적응과 성장을 돕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다. 아레프는 “이런 감독님 밑에서 운동하게 돼서 너무 영광이다. 훈련을 진행할 때 나의 컨디션에 관한 부분이나 실력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조언을 잘 해주신다. 또한 많은 격려로 나를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라며 틸리카이넨 감독에 대한 존경심과 만족감을 표했다.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로 아레프의 마음에 쏙 드는 듯했다. 아레프는 “모든 선수들과 많은 대화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친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몇 명을 꼽자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진지위와 많이 친하고, 오전 웨이트 훈련 때 파트너로 자주 묶이는 유광우와도 친하다. 김규민은 장난도 많이 치고 잘 챙겨주는 선수”라며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며칠이 지나면 아레프와 같은 이방인의 입장이면서, 어쩌면 같은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할 수도 있는 새로운 동료도 한국에 온다. 바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다. 이에 대해서도 아레프는 의연했다. 그는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을 한다기보다는 함께 팀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저 이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한 팀의 동료가 된 만큼,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팀에게도, 또 서로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요스바니와의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료로 거듭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표했다.

아레프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항상 팬 여러분들께서 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나도 얼른 시즌이 시작해서 팬 여러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제 막 팀에 온 선수임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다고 들었고, 이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팬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어서, 팀의 우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이란에서 온 청년 아레프의 배구를 대하는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가 다음 시즌 대한항공에 얼마나 큰 힘이 돼줄지 기대된다.

사진_용인/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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