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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세 이하 남자배구 대표팀이 '20년 만의 금메달'을 꿈꿨다. 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관문에서 이란에 패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란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펼쳐진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이란에 0-3(12-25, 18-25, 22-25)으로 지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대회 준우승 이후 6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20년 만의 금메달을 바라본 한국이다. 하지만 높이 싸움에서 이란에 압도당하며 아쉽게 여정을 마쳤다.

한국은 세터 김관우, 아포짓 윤경, 아웃사이드 히터 이우진과 윤서진, 미들블로커 임인규와 장은석, 리베로 강승일을 선발로 기용했다.

1세트 윤서진이 재치 있는 연타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란 반격이 거셌다. 이란 맹공에 한국 리시브가 크게 흔들리면서 단숨에 점수가 뒤집혔다. 1-7이 됐다. 한국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임인규 속공으로 3-8 추격 불씨를 살렸다. 분위기가 되살아난 한국이 강한 서브로 이란을 압박했다. 이에 집중력을 잃은 이란이 범실을 쏟아내면서 한국이 6-9까지 쫓았다.

이란이 높이를 살려 다시 치고 나갔다. 13-7로 달아났다. 한국이 타임아웃으로 이란 흐름을 끊었다. 세트 초반 부진했던 윤경 대신 박우영을 투입했다. 박우영은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오픈 맹타를 꽂으며 김장빈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란이 압도적인 블로킹 높이로 한국 공격 활로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반대로 한국은 이란 속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어느덧 11-24가 됐다. 이우진이 강력한 오픈 공격으로 한 점 만회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격차가 컸다. 이란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초반 이란이 리드를 잡았다. 한국도 강하게 맞섰다. 윤서진이 오픈 강타로 2-2 균형을 맞췄다. 이후 한 점씩 주고받는 시소게임 양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높이 싸움에서 힘이 부친 한국의 수비가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이란 공격을 제대로 블로킹해내지 못하며 계속해서 점수를 내줬다. 이우진이 오픈 공격으로 5-9, 장은석이 연타로 7-11 간신히 쫓아갔다. 하지만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패색이 짙은 한국. 윤경이 서브에이스로 추격포를 쐈다. 12-14가 됐다. 임인규도 힘을 보탰다. 일인 블로킹으로 이란 공격을 돌려세웠다. 이후 윤하준의 맹활약 속에 한국은 이란과 2점 차 상황을 이어갔다. 18-20까지 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다시 이란 블로킹이 살아나며 한국이 고전했다. 이란이 한국을 그대로 18점에 묶어두고 23-18을 찍었다. 이우진의 회심의 강스파이크마저 가로막히며 이란이 세트포인트를 잡았다. 주도권을 잃지 않은 이란이 2세트도 따냈다.

흐름을 탄 이란이 3세트도 2-0 앞서갔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윤하준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득점을 쏟아냈다. 여기에 이날 리딩 능력이 물오른 임인규도 일인 블로킹으로 점수를 보탰다. 어느덧 전광판은 6-2를 가리켰다. 9-4에서는 이란 추격 의지를 꺾는 이우진이 타점 높은 오픈 공격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다시 한국의 높이 악몽이 시작됐다. 이란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공격 패턴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어느새 한국이 끌려가는 형국이 됐다. 한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삼각편대를 앞세워 바짝 추격했다. 이우진이 17-18, 윤하준이 18-19를 윤경이 19-20를 찍었다. 이후 한 점 차 승부가 이어졌다. 22-23까지 승부의 행방이 묘연했다. 뒷심을 발휘한 이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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