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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작년에 못했던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싶다.“

두 번째 태극마크를 앞둔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바람은 명확하다.

김도영은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 두 경기 만에 왼쪽 중족골 골절로 두 달 넘게 쉬었음에도 3할 타율-100안타 시즌을 보냈기에 당연한 선발이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젊은 피로 금메달을 수확한 류중일호가 흐름을 이어간다는 기조를 뚜렷하게 밝힌 가운데, '차세대 간판 타자' 김도영의 활약상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첫 국제대회 출전은 눈물이었다.

김도영은 호주와의 1차전부터 일본과의 결승전까지 4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도영은 15타수 3안타, 홈런 없이 1타점에 그쳤다. 타율 2할에 출루율은 0.294, 장타율은 0.267에 불과했다. 빠른 발로 4개의 득점을 만들었지만, 장타는 호주전에서 나온 2루타가 전부.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에선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삼진 3개를 당했다. 대만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으로 살아나는 가 싶었지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질주 하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파열 및 건열골절로 4개월 진단을 받았다.

시즌을 마치고 피로감이 쌓인 대회이긴 했다. 하지만 볼넷 2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 8개를 당했고, 빠른 발을 살리기엔 안타-장타 모두 부족했다. APBC는 국제대회의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던 무대.

올해 김도영은 APBC 당시와 몰라보게 달라진 타자가 됐다.

KBO리그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KIA의 간판타자 역할을 했다. 특히 데뷔 3년 만에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게 고무적.

때문에 다가올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서 김도영의 활약상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프리미어12는 24세 이하 선수로 채워진 APBC에 비해 한 단계 위의 대회. 류중일호는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및 2028 LA올림픽을 목표로 영건 위주 라인업을 이어갔지만, 일본과 대만은 자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내보낸다. 이들 외에도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 등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들과 일전을 치러야 한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국내 타자들의 활약은 최대 변수. 프리미어12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ABS로 시즌을 치르며 상대적으로 작은 존에 익숙해진 타자들이 심판 성향에 따라 존 크기가 달라질 프리미어12에서 활약해줄지가 관건. 특히 중심 타선에 자리 잡을 전망인 김도영의 활약상은 류중일호 성공 여부에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V12 직후 “일단 좋은 기운을 갖고 대표팀으로 가게 됐다“며 “만약 최종 엔트리에 든다면, 작년에 (APBC에서) 못했던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싶다. 유종의 미를 거둬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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