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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개. 최이샘이 우리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획득한 반지의 개수이다. 데뷔 후 우리은행에서만 활약한 최이샘은 꾸준히 성장하며 팀의 주축으로 올라섰고 수없이 많은 우승을 합작하며 영광의 시대를 함께 했다. 그런 최이샘은 이번 비시즌 FA 자격을 획득해 신한은행으로의 이적을 선택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새로운 도전


이번 WKBL의 FA 시장은 역대급이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뜨겁게 불타올랐다. 대형 FA들의 이적빈도가 높지 않았던 이전의 시장 분위기와 달리 이번 FA 시장에서는 대어들이 줄지어 이동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이샘 역시 이번 시장에서 이적을 선택한 선수 중 하나였다. 최이샘은 3년 총액 3억 5,000만원(연봉 3억, 수당 5,000만원)의 조건에 신한은행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아무래도 저한테는 큰 변화가 필요했던 시기였어요. 첫 FA 당시에 팀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이적을 해서 변화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커서 이적을 선택했어요.“


지난 시즌까지 최이샘이 뛰던 우리은행은 최이샘이 데뷔 후 계속해서 뛰어왔던 팀이다. 2013년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순위로 지명됐던 최이샘은 이후 10년 넘게 우리은행의 유니폼만을 입고 뛰었다.


“FA 때가 되면 늘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렸어요. 입단을 했던 팀도 우리은행이고 10년 넘게 한 유니폼만 입다가 이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잖아요. 동료들과 헤어지는 것도 많이 힘들었어요.“


신한은행은 최이샘이 2년 전 FA 권리를 행사했을 때도 영입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팀이다. 이번 시장에서 최이샘 영입에 성공한 이후 구나단 감독은 “2년 만에 기다린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때는 (김)단비 언니가 온 첫 시즌이었기도 했고 동료들과 함께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또 위성우 감독님 얼굴을 뵙고 나니까 이적을 하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리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그런 것들은 다 뒤로하고 일단 변화만을 생각한다면 옮기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더 크게 했었어요.“


“감독님께서는 일단 공격적인 부분이 아니라 팀에 필요한 궂은일이나 스피드를 많이 강조를 하시는 것도 있고 팀의 단합을 많이 강조하세요. 또 일본농구를 많이 보시다 보니 외곽 농구에 대해서 많이 얘기를 하시기도 하셨고요. 그런 부분에서 그런 농구를 배워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첫 이적, 적응도는?


신한은행 이적 후 최이샘은 팀에 합류해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아직은 본격적인 훈련보다는 몸을 만들어가는 시기다.


“아직 힘든 것은 없어요. 자고 일어났을 때의 장소와 선수들 이름이 헷갈리고 낯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요. 아직은 훈련에서 힘든 것보다 몸을 만드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관리를 하고 운동도 했어요. 현재도 농구를 하는 것에 지장은 없는 상태에요. 다만 다른 선수들보다 2주 늦게 팀에 합류해서 웨이트나 보강이 많이 필요한 상태에요. 운동도 했다가 보강도 했다가 하고 있어요.“


신한은행에는 최이샘과 절친 관계인 구슬이 있다. 친한 친구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 팀 적응에 더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없을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아요. 여기에 오면서 한 번 잘해보자고 이야기를 했어요. 다들 친구가 있으니까 잘 지낼 거라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부딪히는 일도 많지 않을까 생각해요.(웃음) 그런 부분에서는 서로 조심스럽기도 하고 운동을 하면서도 잘 맞춰나가야 할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이적을 하면서 친구가 있어서 이적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것 때문에 팀을 옮긴 것은 아니에요. 이 팀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이유가 컸어요. 친구가 있기 때문에 옮긴 것이 크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들려올까봐 걱정이 되기도 해요.“


신한은행은 이번 비시즌 선수단 구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를 맡았던 김소니아가 BNK로 떠났고 최이샘과 더불어 신지현, 신이슬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주축 라인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비시즌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여러 수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아시아쿼터 선수가 들어오면 또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아직은 적응을 제대로 못하긴 했는데 시간을 투자해서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 그것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 아직은 어색한 부분도 있고 눈만 보면 호흡이 맞는다고 하기는 힘든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해요.“


“우선은 팀의 색깔을 빨리 캐치해서 그 부분에 적응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감독님께서 공격에서의 패턴이나 수비가 완전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하셨어요. 우선은 선수들이 어리기도 하고 농구를 하면서 호흡이나 분위기를 많이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항상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우리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레알 신한 시대 이후로 약체 이미지가 강해진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신한은행은 8승 22패의 성적으로 5위에 머무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이샘은 어떤 목표를 새롭게 세우고 있을까.


“아무래도 신한은행이 지난 시즌에 부진했잖아요. 이적한 선수들이 3명 있다고 해도 우리가 와서 바로 우승을 하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기보다는 저와 선수들이 부상 없이 비시즌 준비를 잘해서 지난 시즌보다는 한층 성장한 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우리은행에서 최이샘은 팀의 확실한 주연이라기보다 필요한 순간 꼭 필요한 활약을 해주는 조커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에서는 좀 더 주연에 가까운 역할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도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요. 주연까지는 아니라도 선수들을 살려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것도 제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주연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물론 이적을 하면서 책임감이나 부담은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또 제가 고참축에 속해있기 때문에 어린 동생들을 끌어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부분 역시 제 역할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잘 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이샘에게 있는 또 다른 이미지는 바로 정말 아껴서 써야 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다. 최이샘의 이적 결정 후 우리은행에서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기에 최이샘을 관리해줄 수 있었지만 신한은행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가능할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도 이러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다만 최근 3시즌을 보면 결장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최이샘이다. 2021-2022시즌부터 3년 동안 각각 29, 27, 28경기를 뛴 최이샘이다. 그렇다면 최이샘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러한 이미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저는 그런 이미지가 선입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항상 크지는 않았지만 잔부상이 많았고 결장도 있다 보니 유리몸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또 걸어다니는 부상병동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는데(웃음) 확실히 위성우 감독님이 10년 넘게 지켜보시면서 제가 어떻게 했을 때 부상이 오고 어느 정도 조절을 했을 때 몸이 올라온다는 것을 잘 캐치를 하고 조절을 해주셨어요. 훈련을 할 때도 오버를 하면 다운시켜주시기도 하고 그런 부분이 컸어요. 그래서 큰 부상 없이 최근에는 시즌을 잘 마친 것 같아요.“














우리은행에서의 기억


최이샘이 이야기를 한대로 10년을 넘게 있었던 우리은행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특히 자신을 국가대표 포워드로 성장시켜준 위성우 감독을 떠난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하는 큰 선택이었다.


“이적이 결정되고 위성우 감독님과 통화를 했어요. 감독님께서도 가서 열심히 하고 잘 할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때도 마음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지금 우리은행이 우승 여행을 떠났는데 돌아오시면 장위동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우리은행에서는 수없이 많은 우승 기억이 있는 최이샘이다. 그런 그가 꼽은 최고의 우승은 언제일까?


“아무래도 저는 이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규리그 우승은 하지 못한 상태로 챔프전을 가서 우승을 한 적이 처음이잖아요. 사실은 선수들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박)지수나 KB가 워낙 막강해서 선수들끼리도 챔프전에서 후회가 없는 경기만 하자고 임했는데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이 컸던 우승이에요.“


지난 챔프전에서 특히 화제가 됐던 장면은 3차전 4쿼터 막판 나온 패턴이었다. 위성우 감독이 작전타임에 지시한 움직임을 정확하게 선수들이 가져갔고 이를 최이샘이 극적인 3점슛으로 연결하면서 우리은행이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사실 시즌 때 그 패턴을 제가 했던 기억이 없어요.(웃음) 항상 그 자리에 (나)윤정이나 (박)혜진 언니가 있었던 자리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감독님께서 저를 세우셨어요. 체력이 다 떨어져서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에서 뛰어갔는데 일단 시키셨으니까 작전 수행은 해야지 생각하고 들어갔어요. 슛이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정말 중요한 시점이어서 우선 해봐야지 생각하면서 던졌던 것이 들어간 것 같아요.“


“슛이 딱 들어가서 선수들이 다들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데 너무 짜릿했어요. 작전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슛을 넣고 전광판을 보니까 아직 시간이 남아있더라고요. 이후 작전타임이 바로 나왔는데 동료들에게 수비해야 한다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극적인 우승을 거머쥔 우리은행이었지만 FA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최이샘을 비롯해 박혜진, 나윤정 등이 모두 팀을 떠난 것. 거기다 박지현까지 해외 도전을 선언하면서 우리은행은 새롭게 판을 짜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다 그렇게 결정이 되고 나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 나갈 것이라 생각도 못했거든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서 어안이 벙벙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신한은행의 유니폼을 입고 우리은행을 상대해야 하는 최이샘이다. 원정팀 자격으로 방문하는 아산 이순신체육관은 어떤 느낌일까.


“아산에 원정으로 가야 한다면 모든 것이 낯설 것 같아요. 또 우리은행 선수들을 만났을 때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하고요. 장난으로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습관처럼 볼을 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웃음) 정말 10년의 세월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도 여기서 운동을 하면서도 우리은행 선수들의 이름이 저도 모르게 나와요.“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은 각 팀의 전력 변동이 상당한 시즌이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시즌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수도 그렇게 해외에 나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이번 시즌은 정말 막강한 팀이 정해진 것이 없으니까 선수들끼리 열심히 해서 도전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목표 의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최이샘은 신한은행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저뿐만 아니라 이적생이 2명 더 있잖아요. 그러면서 기대를 하시는 부분도 클 것이고 응원도 많이 오실 것이라 생각해요.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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