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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함성이 '펜싱의 성지'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 뜨겁게 울려퍼졌다. 대한민국 '뉴 어펜져스'가 '난적' 헝가리를 꺾고 위대한 3연패를 달성했다.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세계22위), 오상욱(28·세계1위), 박상원(24·이상 대전광역시청·세계23위),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세계 75위)으로 이뤄진 남자사브르 대표팀(세계 1위)은 1일(한국시각) 오전 3시50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세계 3위)를 45대41로 꺾고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원우영 오은석 김정환 구본길), 2021년 도쿄(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에 이어 파리에서 그토록 열망했던 대한민국 펜싱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했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은 대한민국 펜싱 사상 첫 2관왕,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헝가리와의 결승전은 박빙의 혈투였다. 헝가리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단체전 7연패를 달성하는 등 10개의 단체전 최다 금메달을 보유했고, 개인전에선 '현역 레전드' 애런 실라지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 대회 개인전 3연패를 달성한 전통의 펜싱강국. 그러나 단체전에선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36년간 금메달이 없었다. 특히 파리에서 '4연패'를 기대했던 실라지가 개인전 32강에서 광속 탈락하고 펜싱에서 동메달 1개에 그치면서 자존심을 구긴 상황, 헝가리 역시 단체전 금메달이 절실했다.

1바우트 '2000년생 신성' 박상원이 '레전드' 아론 실라지(세계 12위)와 패기만만하게 맞섰다. 2점을 내줬지만 특유의 빠른 손놀림으로 3점을 잡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3-4로 뒤진 상황 실라지의 포인트를 비디오 판독 끝에 가져오며 4-4로 만들었고 1점을 더하며 5-4로 기선을 제압했다.

2바우트 '세계 1위' 오상욱이 '세계 34위' 크리스티안 러브를 상대로 5-4로 승리하며 10-8, 2점 차로 앞서갔다. “대~한민국!“ 함성이 뜨겁게 울려퍼졌다.

3바우트 '심기일전한 맏형' 구본길이 언드라시 서트마리(세계 24위)를 상대했다. 구본길이 5-3으로 이겨내며 15-11. 3명의 선수가 첫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야금야금 4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4바우트 '막내' 박상원이 러브와 격돌했다. 전광석화같은 런지, 플래시으로 상대의 가슴을 찔러냈다. 20-17로 마무리했다.

5바우트 구본길과 실라지의 '베테랑' 맞대결. 상대를 너무도 잘 아는 에이스들이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다. 3-3, 한국이 23-20으로 앞선 가운데 동시타가 나왔고 비디오 판독끝에 실라지의 점수가 인정됐다. 이어진 구본길의 거침없는 공격을 비디오가 인정하며 5-5, 25-22 '3점 차' 우위를 지켜냈다.

6바우트 오상욱이 서트마리와 격돌했다. 서트마리가 내리 4득점하며 25-26,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서트라미의 손목을 베어내며 26-26, 동점을 만들었고 특유의 롱런지로 27-26, 재역전에 성공했다. 시소게임 끝에 30-29, 1점 앞선 채 마무리했다.

7바우트 원우영 감독은 아껴둔 '비밀병기' 도경동을 투입했다. 8강, 4강전을 뛰지 못해 “근질근질했다“는 도경동이 마침내 꿈의 올림픽 피스트에 올랐다. 크리스티안 러브를 꼼짝없이 돌려세우며 5연속 득점, 35-29로 점수 차를 벌리며 본인의 미션을 완수했다. 교체작전 대성공이었다.

8바우트 박상원이 서트마리와 붙었다. 첫 득점에 성공하며 36-29, 점수 차를 7점까지 벌렸다. 박상원의 불꽃같은 움직임에 서트마리가 흔들렸다. 40-33. 존경하는 '대전 선배' 오상욱에게 마지막 칼자루를 넘겼다.

9바우트는 한국과 헝가리 올림픽 챔피언들간 진검승부였다. '파리 챔피언' 오상욱이 '올림픽 3연패 레전드' 실라지와 격돌했다. '올림픽 3연패 역사' 실라지와 '현역 챔피언' 오상욱이 일진일퇴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현역 챔피언' 오상욱의 기세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팬들은 “오상욱! 오상욱“ “대~한민국!“을 번갈아 연호했다. 45대41! 대한민국의 승리, 3연패 성공이었다.

2012년 런던에서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2010년 바로 이곳 그랑팔레에서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원우영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가 후배들과 뜨겁게 포효했다. 스물셋의 런던에서, 서른셋의 도쿄에서, 서른다섯의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길이 활짝 웃었다. '뉴 어펜져스' 박상원, 도경동이 첫 올림픽에서 떨지 않고, 쫄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쳐보였다.

개인전 챔피언 , '원조 어펜져스' '어펜져스' '뉴 어펜져스'가 모두 함께 이뤄낸 한국 펜싱의 금빛 역사다. 위대한 후배들이 '위대한 선배' 원 코치를 헹가래치는 세리머니로 3연패를 자축했다. '프랑스 문화예술의 성지' 그랑팔레가 대한민국 펜싱 역사에 또 한번 잊지 못할 성지가 됐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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