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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수영에 12년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선수는 다름 아닌 김우민(강원도청)이었다.

28일(한국시각) 파리라데팡스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1초78),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2초21)에 이어 3위를 차지, 빛나는 동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딴 건 '마린보이' 박태환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후 꼭 12년만이다. 박 위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획득한 뒤, 런던 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냈다. 김우민은 박태환 SBS해설위원이 지켜보는 앞에서 포디움에 올랐다.

박 위원은 “자랑스럽다.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많이 긴장됐을 텐데, 이겨내줘서 고맙다“고 엄지를 세웠다. 애써 미소를 지으며 시상식을 즐긴 김우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이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다. 그런 것을 모두다 보상받는 느낌이라 감정이 북받쳤다“고.

김우민은 흔히 말하는 '천재과'는 아니었다. 부친 김규남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민이는 어린 시절 예선 탈락만 하는 선수였다. 엄청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우민이가 더 대견하다“고 말했다.

김우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엘리트 수영 권유를 받고 줄곧 물살을 갈랐다. 배영 종목으로 시작해 고교 때 중장거리 스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박태환의 뒤를 이을 국내 자유형 400m 간판으로 거듭났다. 두 살 동생인 황선우는 세계 정상을 향해 역영하는 김우민에게 '고마운 파트너'였다. '수영 천재' 황선우의 등장으로 수영연맹에 대한 지원도 늘고, 그 덕에 해외 전지훈련 기회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 김우민의 실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우민은 황선우를 시기질투하지 않고 '배울 점 많은 동료'로 여기며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관중석에서 김우민이 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본 황선우는 “고생했다 우리형♥“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김우민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3분45초64로 6위,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3분43초92로 5위를 차지하며 포디움을 향해 성큼성큼 직진했다.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선 3분42초71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고, 마레노스트럼 대회에서 3분42초42,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림픽 동메달은 어쩌다 찾아온 우연이 아니었던 셈.

김우민의 올림픽 400m 기록은 개인 최고 기록과 불과 0.08초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예선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7위로 간신히 결선에 오른 김우민은 평소 성격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자기 레이스를 펼친 끝에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김우민은 “350m 올라가면서 다른 선수들을 봤는데 (레이스가)할만하다고 생각했다.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 참고 뛰었다“고 했다.

묵묵히 황선우를 뒤따르던 '킹우민'은 뒤이어 28일 자유형 200m 메달을 노리는 황선우에게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황)선우가 룸메이트인데 내일 좋은 컨디션으로 최고의 레이스를 했으면 좋겠고, 자유형 200m 메달을 따면 도하세계선수권 때처럼 같이 메달 사진을 찍고 싶다“며 웃었다. 김우민 본인도 2관왕에 도전한다. 김우민은 28일 자유형 200m, 30일 남자계영 800m에 출전해 메달을 노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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