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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한국 축구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일본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다만 일본의 여정은 8강에서 멈췄다. 스페인에 0대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부러지지 않았던 철학은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 오이와 고 감독 체제로 2년 전부터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팀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대회 연령 기준보다 더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려 출전했다. 당시 아시안게임엔 1999년생 이하 선수가 출전할 수 있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도 3명까지 포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2001∼2004년생의 젊은 선수들로만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도 와일드카드를 뽑지 않았다. 엔트리 전원을 23세 이하 선수로 채웠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6월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과 정책,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개선안 등을 담은 'MIK(메이드 인 코리아 MIK)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국가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동시에 감독이 바뀌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일관된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3년까지 세계 '톱 10', 안정적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미래도 제시했다.

A대표팀 사령탑직 제안을 받았던 홍명보 감독이 수락한 배경에는 'MIK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 시기에 있다. 4년 주기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난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로 행정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발전할 수 있는지 배워왔다. KFA가 발전적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선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또 “A대표팀의 발전은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낼 것이다. 그 부분을 이해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이 생겼고,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러한 점들이 내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도전하게 된 가장 중요한 내적동기였다“고 강조했다.

첫 행보로 U-19(19세 이하) 대표팀의 연습경기를 관전한 홍 감독이 두 번째 발걸음으로 'MIK 워크숍'을 선택했다. KFA 기술본부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각급 대표팀 지도자, 유소년 전임 지도자, 강사 등 현장의 축구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그동안 MIK와 관련한 워크숍은 내부적으로 꾸준히 이뤄졌다. 다만 A대표팀 대표팀 감독이 참석해 진행하는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MIK를 기반으로 한 축구대표팀 게임모델을 발표한다. 게임모델을 각급 대표팀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참석자들과 토론이 이어진다. MIK를 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지도자 육성 등의 세부 사안도 논의된다.

홍 감독은 “A대표팀이 쓰는 전술이 20세 선수 팀까지 간다고 하면, 20세 선수가 정말 좋은 경기력과 기량을 나타낸다고 하면 전술에 적응하는 시간 필요없이 바로 A대표팀에 들어와서 경기를 뛸 수 있다. 그게 연령별 대표팀 연계성이 장점“이라며 “우리는 말로만 해외축구를 부러워만 했다. 현실적으로 이 제도를 적용시킨다면 한국 축구에 있어서는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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