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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방출 통보를 받은 다니엘 카스타노는 한참 동안 면담 시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선수가 쉽게 납득할 수 없었던 결별. 구단은 왜 서둘렀을까.

NC 다이노스는 지난 28일 카스타노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발표 당시 “최근 부진 및 안정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한 5강 순위권 경쟁을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 카스타노의 성적만 놓고 보면, 시즌 중 방출을 당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은 아니었다. 19경기 8승6패 평균자책점 4.35. 1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2번에 달했고, 불과 2주도 안된 지난 7월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물론 정상급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성적이 형편 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대어급 대체 선수와 계약을 하게 됐을 때 결정된다. 하지만 아직 NC는 대체 선수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에릭 요키시 등 여러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NC 구단은 “최종 후보군을 놓고 최대한 빨리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나쁘지 않은 투수'였지만, 카스타노의 방출 배경에는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카스타노의 최근 컨디션이다. 카스타노는 원래 로테이션상 방출 통보를 받은 28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했어야 했다. 그러나 NC는 27일 경기가 끝난 후 28일 선발 투수로 최성영을 예고했다.

카스타노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큰 압박감을 받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17일 한화전에서는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바로 다음 등판인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4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또 한화전 바로 전 등판인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4이닝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퐁당퐁당 투구가 이어지면서 선수 스스로 위축돼 있고 최근 구위나 몸 상태도 떨어져있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소화 이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체력적 요인도 무시할 수는 없고, 과거에 부상 이력이 있었던 팔꿈치 부위를 선수 본인이 신경쓰여했다.

올 시즌 중에도 한 차례 휴식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병원 검진상으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부상 이력이 있다보니 선수가 예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또 유독 상위권 팀에게 약한 것도 카스타노를 교체한 결정적 배경이다. KIA를 상대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6.35, 삼성을 상대로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8.10, 두산을 상대로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55, LG를 상대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58 등 유독 NC가 잡고 올라가야 할 팀들에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동료인 카일 하트가 '에이스'로 자리를 잡은 반면 카스타노는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NC가 서둘러 카스타노를 방출한 마지막 이유는 팀 분위기 쇄신이다. NC는 주장 손아섭의 무릎 부상 이탈에 이어 최근 박건우까지 손목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타선의 핵심이자 선수단 분위기를 잡아줘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둘이나 큰 부상을 당했고, 팀 성적도 주춤하다.

29일 기준으로 7위. 최근 10경기 성적도 5승5패로 치고 올라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5강 순위 경쟁이 숨막히게 치열해 NC 역시 아직 기회는 있지만, 크고 작은 부상 이탈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팀 분위기를 다시 띄워야 할 필요가 있다.

카스타노 대신, 하트와 더불어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새 선수가 합류한다는 메시지 자체로도 반등할 수 있다.

28일 방출 통보를 받은 카스타노는 긴 면담을 마친 후,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대체 선수는 조만간 영입을 발표할 전망이다. 임선남 단장은 “지금은 무조건 속도전이라는 생각이다. 빠르게 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최대한 빨리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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