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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시아 최강, 남북 '도마여신'들의 파리올림픽 첫 맞대결이 시작된다.

'자카르타 금' 여서정(제천시청)과 '항저우 금' 북한의 안창옥이 3일 오후 11시 20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찰라의 메달 경쟁을 펼친다.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미국)와 '도쿄 금메달리스트'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여서정과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안창옥이 나란히 포디움에 도전한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자카르타 디펜딩 챔피언'이자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여서정이 파리올림픽 단체전 티켓을 따기 위해 같은 기간 열린 세계선수권을 택하면서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파리올림픽에서 첫 진검승부를 하게 됐다. 여자체조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여서정은 파리에서 2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여서정과 안창옥은 도마 예선부터 팽팽하게 맞붙었다. 바일스가 15.300점, 레베카 안드레이드가 14.683점, 케리 제이드(미국)가 14.433점으로 1~3위에 올랐고 미국의 조던 칠스가 14.216점으로 4위를 기록했지만 2명의 미국 선수가 이미 결선진출을 확정한 만큼 결선 티켓을 받지 못했다. 이어 여서정과 안창옥이 거짓말처럼 똑같이 14.183점을 찍었다.

동점시 1-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앞선다는 규정에 따라 1차 시기 14.400점을 받은 여서정이 5위, 안창옥이 6위로 결선행을 확정했다. 결선에서도 동메달을 놓고 캐리, 여서정, 안창옥이 뜨거운 한판승부를 펼친다.

베르시아레나는 남북 체조의 성지다. 1992년 4월 이곳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세계기계체조선수권 도마 결선에서 유옥렬(경희대 감독)이 우승하며 세계선수권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렬 대한체조협회 전무(경희대 교수)도 7위에 올랐다. 같은 대회, 북한의 '체조 레전드' 배길수는 안마에서 우승하며 북한 남자 체조 사상 첫 정상에 섰다. 같은 해 열린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길수는 북한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베르시에서 열리는 32년 만의 남북 체조 대결, 여서정과 안창옥이 레전드의 기운을 받아 베르시에서 다시 한번 날아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날 여자도마 결선 직후 남자안마 허웅(제천시청)의 결선 경기가 이어진다. '마루 에이스' 김한솔이 출국 직전 부상하며 올림픽의 기회를 받은 '안마 에이스' 허웅은 안마 예선에서 14.900점을 받으며 8명이 겨루는 결선행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장형이 4위에 오른 이 종목 결선 마지막 8번째 순서로 나서 꿈의 포디움에 도전한다. .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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