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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가능성은 보였다. 칭찬도 들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앞날이 불투명하다.

1이닝 4피안타 2볼넷 5실점.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25)이 1951일만의 선발, 1166일만의 1군 등판에서 남긴 결과다. 새로운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

강점은 분명히 드러났다. 전에 비해 훨씬 편안해진 투구폼이 눈에 띄었다. 긴 팔, 긴 다리를 마음껏 휘둘러 내리꽂는 최고 152㎞의 직구는 역시 강렬했다. 직구가 워낙 빠르다보니 130㎞ 후반의 포크볼도 보는 이를 감탄케할 만큼의 위력을 발휘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했던 기럭지와 유연성, 그에 걸맞는 구속은 명불허전이었다. 롯데가 그에게 지불한 계약금 4억5000만원에 담긴 기대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볼배합은 마음편히 직구와 포크볼만 던졌다지만, 멘털은 아쉬웠다. 2아웃 이후 빗맞은 안타가 나오자 그대로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고, 2회에는 스트레이트 볼넷-홈런-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줄만큼 완전히 제구가 무너졌다. 타선이 1~2회 2점씩을 따내며 득점지원에 나섰지만 무소용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경기전 '투구수 제한은 없다'며 최대한의 기회를 약속했지만, 교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롯데는 이날 5대11로 졌다.

롯데는 올해 '새 얼굴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일단 타선의 경우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를 주축으로 한 젊은 선수들로 중심을 갖췄다. 선발도 나균안의 이탈로 생긴 구멍을 김진욱이 잘 메우고 있다. 하지만 5선발은 주인이 없고, 불펜은 베테랑 구승민 한현희 김상수 외에 뚜렷한 필승조 후보조차 없는 모양새다.

윤성빈은 이른바 '노망주(나이든 유망주)'다. 벌써 프로 8년차 시즌이다. 뜨거웠던 기대에 비해 현재까지 보여준게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다시한번 보여줬다. 사실상 '상상의 동물'이었던 그를 향한 팬들의 응원도 재확인했다. 현장에는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포기하지 않는다', '윤성빈 화이팅' 등 그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경기 후 만난 SSG 랜더스 박성한은 1회 적시타 상황에 대해 “생각보다 투수의 구위가 괜찮았다. 타이밍을 앞에다 뒀는데도 늦는 느낌이라서 더 앞으로 당겼다“고 돌아봤다.

박성한의 칭찬이 위안이 될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의 이번 선발등판에 대해 “중요한 기회“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었다. 윤성빈은 다음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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