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31 11:07:00]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이 날자 '짜요부대'도 조용해질 수밖에 없었다.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 조가 대한민국 탁구에 메달은 선사했다.
임종훈-신유빈 조(3위)는 30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4위)와의 2024년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3위 결정전에서 4대0(11-5, 11-7, 11-7, 14-12)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신유빈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3위를 차지한 당예서-김경아-박미영 이후 한국 여자 선수로 16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호흡을 맞춘지 불과 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합작했다.
3번 시드의 임종훈-신유빈 조는 16강전에서 당치우-니나 미텔함 조(11위·독일), 8강전에서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 조(8위·루마니아)를 꺾고 4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왕추친-쑨잉사 조(중국)에 2대4로 석패해 3위 결정전으로 밀렸다.
두 번의 눈물은 없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지난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방콕 16강전에서 웡춘팅-두호이켐 조를 한 차례 만나 이겼다. 기분 좋은 기억을 살려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 붙였다. 왼손잡이 임종훈과 오른손잡이 신유빈은 둘 다 오른손잡이인 홍콩 조의 백사이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서브와 리시브, 공격의 예리함에서 완전히 상대를 압도했다. 점수를 올릴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며 분위기까지 가져갔다. 이날 관중석 곳곳에 포진한 중국 팬들이 '짜요'를 외치묘 홍콩 조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임종훈-신유빈 조의 집중력을 깨진 못했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압도적인 기세로 1~3세트를 챙겼다. 웡춘팅-두호이켐 조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에서 연달아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임종훈-신유빈 조는 3차례 듀스 끝에 매치포인트를 따냈다. 승리를 확정한 두 선수는 환호했다.
경기 뒤 신유빈은 “오빠랑 그동안 마음고생, 몸 고생 많았는데 결과를 얻어 기쁘다. 한국보다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힘들었는데, (오빠가) 힘든 내색을 하나 없이 견뎌줘서 감사하다. 나도 힘을 낼 수 있었다. (도쿄올림픽 뒤) 3년 사이에 부상도 찾아왔다. 계속 지는 시기도 찾아왔는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묵묵히 잘 견뎠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게 앞으로 탁구할 때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3년 전 도쿄에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임종훈은 “허리가 부러져서 경기를 못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 이상 허리를 최대한 꺾어서 치고, 커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허리에 복대를 차고 훈련했다. 뼈가 근육과 신경을 찔러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임종훈의 인생이 걸린 한 판이기도 했다. 그는 8월 19일 입대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임종훈은 “병역 면제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런 내가 이상한가 싶었지만, 대표팀 동료인 (장)우진이 형이 '신경 안 쓰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줘서 인정하기로 했다.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정해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다. 모든 건 (신)유빈이와 함께 복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빈이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뿐이다. 난 항상 국가대표로 경기 나갈 땐 반드시 메달을 따서 돌아온다고 생각했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모든 대회에서 그걸 지켜왔다. 한국 탁구가 이렇게 계속해서 올림픽 메달을 이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유빈은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임종훈은 남자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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