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7-31 12:47:00]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도 이해할 수 없다.“
황선우(강원도청) 스스로도 '미스터리'한 모양이다. '수영괴몰' 황선우가 파리올림픽에서 연달아 아픔을 맛봤다.
황선우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1분45초92로, 16명 중 9위에 자리했다. 상위 8명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놓쳤다. 8위로 결선행 막차를 탄 마쓰모토 가쓰히로(일본)의 기록은 1분45초88이다. 황선우와 격차는 단 0.04초였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앞서 미국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은 황선우가 이번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 루카스 마르텐스(독일)에 이어 동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했다. 황선우는 예선에서 1분46초13의 기록으로 전체 4위로 준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뚜껑을 열었다. 황선우는 준결선에서 1조 5번 레인에 자리했다. 초반 100m를 전체 1위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후반 100~150m 구간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1분45초92로 5위,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황선우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달성한 1분44초40였다. 당시 황선우는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이런 아쉬운 결과가 나와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준결선 레이스에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예선 때(1분46초13·전체 4위)나 준결선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몸 상태가 괜찮았다. 마지막 50m에서 부하가 걸리는 느낌이었다“고 자책했다.
포기는 없었다. 황선우는 남자 계영 800m에서의 도약을 다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자유형 100m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자유형 100m에서 48초41, 16위로 준결선에 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유형 100m 대신 계영 800m를 택했다.
황선우는 양재훈(강원도청)-이호준(제주시청)-김우민(강원도청)과 팀을 꾸려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에 출전했다. 31일 열린 결선에서 황선우는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영자로 입수했다. 이미 결선에 나선 9개 팀 중 8위로 처진 상태였다. 메달 획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황선우의 구간 기록은 1분45초99였다. 황선우가 2명을 제쳐 한국은 6위로 올라서긴 했다. 하지만 7분07초26, 6위라는 순위는 한국 계영 대표팀이 실망할 만한 성적표였다. 한국은 지난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7분01초94로 2위에 올랐다. 당시 황선우는 자신이 맡은 마지막 200m를 1분43초76의 놀라운 구간 기록으로 역영했다. 하지만 파리에선 황선우의 구간 기록이 2초23이나 느렸다. 한국 대표팀의 기록도 도하 세계선수권 때보다 5초 이상 떨어졌다.
한국 수영은 이번에 단체전 사상 최초로 결선 무대를 밟았지만, 메달 획득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경기 뒤 황선우는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긴장을 한다. 나는 긴장을 한다고 해서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 그는 (3년 전) 도쿄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땄다.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며 자책했다.
사실 이번 대회 황선우에 거는 기대는 매우 컸다. 2003년생 황선우는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그는 자유형 200m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올랐다.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수집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1분44초40으로 우승했다. 무엇보다 그는 올림픽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었다. 생애 첫 출전했던 도쿄 대회에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 한국신기록을 썼다. '레전드'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종전 기록(1분44초80)을 11년여 만에 0.18초 줄였다. 또한,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선수로 유일하게 준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준결선에서 47초56초의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눈물을 쏟았다. 황선우는 “속으로 울고 있다“며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혼계영 출전이 남았는데,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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