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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07:52:04]
SK 나이츠의 홈 구장 잠실학생체육관에 가면 독특한 무대를 볼 수 있다. 바로 치어리더들이 공중에 몸을 던지고 날아다니는 스턴트 치어리더 공연이다. SK 나이츠 노혜린 치어리더는 기막힌 공중 동작과 퍼포먼스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주인공이다. 루키가 노혜린 치어리더를 직접 만나보았다.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무서워도 재밌어
노혜린 치어리더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동시에 그녀가 소속된 스턴트 치어리더 팀을 가르치고 이끄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인터뷰가 이뤄진 6월 20일에도 그녀는 1학기 수업을 종강하고 막 스튜디오로 달려온 참이었다.
“제가가진직업이많아요.학교갔다가아이들교육도하고,겨울시즌 때는 농구 경기장에 가서 공연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SK 나이츠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그녀는 코트에 나가 공중으로 뛰어 오른다. 어떤 경기장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스턴트 치어리딩 공연이다. 그녀의 현란한 공중 동작을 처음 보면, 누구든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다.그 어떤 치어리더도 감히 쉽게 흉내낼 수 없는 퍼포먼스다.
“사람들은 보통 저희를 스턴트 치어리더라고 불러요. 그 중에서도 저는 제일 위에 올라가는 플라이어 역할을 하고 있어요. 조금 더 화려하게 아크로바틱적인 요소를 무대에 더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노혜린 치어리더는 언제부터 스턴트 치어리더, 플라이어의 길을 걷게 된 걸까? 역사는 고교 3학년 시절로 거슬러간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플라이어를 하기 시작했어요. 조금 더 배워보고 싶어서 전문 팀에 들어갔고, 그걸 아직까지 하고 있어요. 8년 정도된것같습니다.이제는 공연 정도는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처음에는 진짜 무서웠는데, 지금은 괜찮아요.(웃음)“ “고등학교 때 응원단을 전교 1등 친구가 같이 하자고 저한테 제안했어요. 그 친구를 따라서 응원단에 들어갔고, 그러면서 사람들을 알게 되고 스턴트 치어리딩 전문 팀을 추천받고 주변에서 응원과 용기를 받으면서 하고 싶은 대로 성장하면서 이 일을 해왔던 같아요. 그 전까지는 그냥 체육 좋아하고 취업 준비하는 학생이었는데, 그게 계기가 돼서 길을 급하게 틀었죠.그때만 해도 제가 이런 길을 가게 될 줄은 상상을 못했어요. 공연하는 사람들 보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걸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이제 제가 하고 있네요.(웃음)“
“무서운데 왜 하신 거예요?“ 그녀에게 물었다.
“기술 하나, 하나를 터득하고 깨부시는 성취감도 있고, 공연을 하다 보면 관중 분들이 신기해하는 게 느껴져요. 곳곳에서 들려오는 우와 소리가 기분이 좋고 그렇다 보니 재밌고,그래서 이 일을 놓기싫어서 성취감 때문에 계속하게 됐던 것 같아요.(웃음)“
“처음 해봤을 때의 느낌이요? 그때는 팀에 저보다 작은 친구가 있었고, 저는 밑에서 그 친구들을 받쳐주는 베이스 역할을 했었어요. 그것도 멋있는 포지션이고 재미가 있긴 한데, 저도 작고 왜소해서 플라이어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한번 해보니까 제가 원했던 재미와 가깝더라고요. 그래서 플라이어를 하게 됐어요. 처음 해봤을 때는 예상했던 것보다 진짜 높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위에 올라가면 상상 이상으로 정말 높거든요. 원래는 위에 올라가서 무릎을 펴고 서야 하는데, 무릎을 펴지 못해서 베이스들한테 잡아달라고, 내려달라고 했었던 기억이 나요.(웃음)“
“플라이어의 재미요? 베이스는 아무래도 근력적인 부분이 중요하고 그걸 쓰는 재미가 있는데, 플라이어는 아무래도 공중에 뛰다 보니 더짜릿해요.그리고 매번 동일한 동작과 몸쓰기를 하는 게 아니고 플라이어는 기술마다 다르게 몸을 쓰기 때문에 그런 재미도 있어요. 그게 저한테 정말 잘 와 닿았던 것 같아요.“
“플라이어는 동시에 베이스와의 호흡도 정말 중요해요. 결국 사람이 하는 거라 공연을 할 때마다 동작이나 밸런스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잘맞는호흡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호흡도 있어서 각 포지션이 서로 잘 맞아야 하고 서로를 잘 알아야 해요. 사람이다 보니 실수가 나오기 마련인데,그때 실수에 대처하는 걸 보면 이 베이스가 성향이저랑 잘 맞다,그렇지 않다를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잘 맞는 경우에는 기술이 더 안정감 있게 나오는 듯 해요.“
극복
제3자가 봐도 위험하고 아찔한데 지인과 가족들은 오죽했을까. 실제로 노혜린 치어리더도 스턴트 치어리딩을 하며 아찔한 순간들을 경험했고, 그로 인해 주변의 걱정을 사기도 했었다고 한다.
“실제로 부상도 좀 당했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도 별로 말리진 않으셨어요. 오히려 나이를 생각하면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걸 해도 괜찮겠냐고 하셨었죠. 그런데 자꾸 다치고 오니까 이제 그만하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그때는 선수로서 한창 성장할 때여서 스턴트 치어리딩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다치고 들어갈 때마다 부모님은 늘 걱정을 하는데, 그래도 베이스 친구들이 워낙 저를 잘 잡아주고 지탱해줘서 다시 용기를 가지고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부상 트라우마요? 저는 그런 걸 극복을 잘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그냥 연습하러 가서 하면 막상 별 생각이 안 들고, 그냥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고공에 대한 공포감이 없어요. 놀이기구 타는 거 엄청 좋아하고요.(웃음) 초등학생 때부터 놀이공원 가면 이거 타고 싶다, 저거 타고 싶다 그랬었어요. 아빠랑 바이킹도 타고요.“
“사실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 못 하는 선수들도 있어요. 그래도 저 같은 경우는 거기서 멈출 수는 없어서 두려움을 깨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빨리 돌아와야 하니까요.“
“한 번은 머리를 다쳐서 크게 부어 올랐던 적이 있는데, 망가진 얼굴을 보면서 저도 제 걱정이 되고 아버지도 여자애가 얼굴이 이게 뭐냐고 엄청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붓기는 붓기고 잘 극복하고 일하러 돌아온 것 같아요.“
성취감
인터뷰 내내 노혜린 치어리더는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월간여신을 하면서 많은 뛰어난 치어리더를 만났지만, 일 이야기에 이렇게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를 보여준 치어리더를 보여준 것은 그녀가 처음.
“이 일의 성취감과 재미가 대단한 것 같아요. 저에겐 둘도 없는 일이랄까요. 스턴트 치어리딩은 제게 늘 계속하고 싶은 운동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은 일을 하느라 비슷한 류의 취미를 따로 가지진 않았어요.다만제가늦게대학교에들어왔는데,저희학교특성상다른 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클라이밍, 보디빌딩 같은 운동을 동기랑 같이 하면 즐기면서 할 수 있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활동적인 걸 되게 좋아했어요. 치어리딩을 하면서 신체적인 능력이 많이 좋아지다보니다른 운동도 해볼 수 있게 되고, 하고 나면 운동하는 동기들이 칭찬해주고 그럴 때 운동하길 잘했다는 뿌듯함을 느껴요.“
“플라이어로서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 신경을 많이 써요. 유연하기만 해도 안 되고, 근력만 좋아서도 안 돼요. 유연하면서 힘이 있어야 해요. 사실 그게 쉽지 않거든요. 심지어 거기다가 말라야 하고. 꾸준히 노력하려고 있고 모든 플라이어들이 사실 그렇게 관리를 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주변의 자랑이 된 그녀다.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엄청 뿌듯해 해요. 말단 팀원에서 팀을 이끄는 코치가 된 모습을 본 친구들이다 보니 마치 부모님처럼 뿌듯하다, 대견하다 이야기를 해줘요. 지인들한테 자랑하고 다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누군가의 자랑이 된다는 게 뭉클해요. 고맙기도 하고요. 제가 8살 차이 나는 막내동생이 있어요. 한창 사춘기에 남동생이라 뻣뻣해 할만 한데 저를 엄청 자랑스러워해요. 누나 멋있다고 얘기해줘요.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경기장에서도 어린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DM도 많이 받고 그래요. 언니가 제 꿈이에요라고 하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다만 아직은 선수촌에 간다든지 하는 전문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되 입시와 진로에서 다른 꿈을 한 가지는 항상 가지고 있으라고 이야기해요. 인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지금은 잘 즐기되 앞으로의 미래도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목표는 현재 소속된 팀을 더 알리고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우리 팀이 열심히 발전하고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저희 팀과 스턴트 치어리딩을 잘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더 잘해서 여러 군데에서 불러주는 팀을 만들어가는 것도 목표예요. 스턴트 치어리딩이 가벼운 생활체육이 아니라 고난이도의 전문 체육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도 언젠가 은퇴하는 날이 오면 그때는 선수를 육성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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