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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흙신'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나달은 1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복식 8강에서 미국의 오스틴 크라이체크-라지브 람 조를 만나 세트스코어 0대2(2-6 4-6)으로 완패했다.

앞서 나달은 29일 단식에서도 2회전(32강)에서 떨어졌다. 나달은 최근 세계랭킹이 161위까지 떨어진 탓에 시드를 받지 못했다. 1번 시드를 받은 우승후보 노박 조코비치(37)를 너무 빨리 만났다. 복식은 세계랭킹 3위이자 직전 그랜드슬램 대회인 윔블던 우승자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짝을 이뤘다. 32강은 쉽게 뚫었지만 16강부터 고전하며 불안을 노출했다. 결국 8강에서 대회 4번 시드 미국 조를 넘지 못했다.

세월이 무색하다. 나달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통산 22회 우승했다. 역대 2위다. 그중에서 프랑스오픈 우승만 무려 14회다. 흙으로 된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지는 프랑스에서 나달은 무적으로 불리며 '흙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자신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롤랑가로스에서 진행된 올림픽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달은 1986년 생이다. 그는 은퇴설을 부인했지만 앞으로 길어야 1~2년을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은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나달의 올림픽 꿈은 불확실한 미래를 남기고 끝났다.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입을 다물었지만 관중들은 이번이 작별인사가 될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관중들은 그가 퇴장하며 손을 흔들자 박수를 보냈다'고 묘사했다. 나달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식 금메달과 2016년 리우올림픽 복식 금메달이다.

나달은 단식에서 탈락한 뒤 겹도록 은퇴 관련 질문을 받았는지 경기가 끝난 뒤 “내가 매일 은퇴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나달은 “최근 2년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체력적으로 어렵다고 느껴지면 은퇴를 결정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알려드리겠다“며 추측을 차단했다.

나달은 복식을 8강으로 마친 뒤 후련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나달은 “좋은 경험이었다. 스페인 대표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즐거웠다. 선수촌 생활도 마음에 들었다. 전반적으로 팀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고 돌아봤다. 결과는 당연히 만족할 수 없다. 나달은 “개인적으로 스페인에 메달을 가져오지 못해 아쉬웠다. 코트에 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나달은 “솔직히 제 커리어의 이 단계에서는 결과보다는 감정을 위해 경기를 했다. 나는 커리어에서 충분히 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우승했다. 그래서 나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알카라스와 호흡을 맞춘 것이 바로 그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달은 “알카라스와 경기를 공유해 평생 간직할 것이다. 알카라스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될 놀라운 선수“라고 극찬했다.

은퇴에 관해서는 여전히 신중했다. 나달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잊을 수 없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즐기겠다. 나는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나달은 올림픽 이후 이어지는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 참가 여부에 대해서 “지금은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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