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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금메달 보다 빛난 매너였다.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7일(한국시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2대0(9-0 13-1)으로 제압했다. 박태준은 이날 승리로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태권도의 남자 58㎏급 한도 풀었다. 한국은 이 체급에 꾸준히 슈퍼스타들을 배출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선 이대훈이 은메달, 2016년 리우 대회에선 김태훈이 동메달, 직전 도쿄 대회에선 장 준이 동메달에 머물렀다.

결승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1회전 중반 박태준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마고메도프가 쓰러졌다. 왼쪽 정강이를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일어났지만 1회전 후반 다시 쓰러졌다. 응급조치를 하고 2회전에 나섰지만, 마고메도프는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하지 못했다.

박태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게 스포츠정신이었다. 박태준은 “상대는 왼발, 나는 오른발이 부딪혔다. 몸통이 비어 있는 것 같아서 찼는데, 정강이끼리 부딪혔다. 상대가 원래 아프던 곳인지 모르겠는데 많이 아파하더라“며 “심판이 선언하기 전까지 발이 나가는게 규칙이다. 분명 호구를 찼는데 넘어지면서 부딪힌건지, 왜 허벅지를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결국 상대는 기권을 선언했다. 심판이 박태준의 승리를 알렸지만, 정작 박태준은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대신 매트 위에 누워 있는 패자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전했다. 마고메도프도 박태준과 포옹하며 우승자를 축하했다.

그제서야 박태준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태극기를 펼쳤고, 덤블링 세리머니를 펼쳤다. 세리머니 후에도 마고메도프를 잊지 않았다. 박태준은 매트를 빠져나가는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격려했다. 시상대에 오르면서도 마고메도프를 부축해줬고, 시상식에서도 계속 챙겼다. 금메달리스트의 품격이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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