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1 07:55:00]
(파리=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부담감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안세영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고 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좀 숨도 막힌다“고 말했다.여자 단식 조별 예선 2차전을 2-0(21-5 21-7) 압승으로 마치고 8강 진출을 확정한 뒤였지만, 안세영에게서는 만족감보다 불안함이 먼저 읽혔다.세리머니를 할 때 뿜어져 나왔던 강한 에너지는 코트를 벗어나자 희미해졌다.“나도 모르게 부담감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더라“는 안세영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부터 하고 있으니 몸이 굳고 되던 것도 안 되더라“라고 털어놨다.그러면서 “(주변에서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즐기라고 하는데 되게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2차전 경기력이 1차전 때보다 확연히 나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1차전에서 범실이 잦았던 안세영은 2차전에서 치쉐페이(프랑스·세계 53위)를 2-0(21-5 21-7)으로 압도했다. 경기는 30분 만에 끝났다.안세영은 “첫 경기는 부끄러운 경기였다. 오늘은 생각을 조금 바꾸고 여유롭게 하려고 하니까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면 어느 순간 제가 꿈꾸던 무대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게 말했다.이날 경기에선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속으로 되뇌었다고 전했다.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쳤던 무릎에 대해선 “(부상) 생각도 안 날 정도로 괜찮아졌다. 이거(테이핑)는 예방 차원에서 하는 거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예선에서 조기 탈락한 세계랭킹 3위 타이쯔잉(대만)을 향해선 따뜻한 동료애를 보였다.안세영은 “타이쯔잉이 작년부터 마지막이라는 말을 많이 했었고 아프기도 했다 보니까 경기를 보면서 울컥했다“면서 “만나면 안아주고 싶다. 그 시대에 정말 잘했던 선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안세영은 조별 예선에서 2승 무패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1번 시드로 받은 부전승으로 8강에 자동으로 선착했다.8강 상대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5위)일 가능성이 높다.
bingo@yna.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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