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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에릭 텐하흐 감독이 제이든 산초를 파격적인 방식으로 기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풋볼365는 4일(한국시각) '텐하흐는 산초가 풀럼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새로운 역할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이번 프리시즌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기대를 받은 특급 신입생 레니 요로가 중족골 골절로 3개월 결장이 불가피하며 최전방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도 부상으로 6주 출전이 불가능하다. 특히 최전방은 앤서니 마샬이 FA로 떠나고, 회이룬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신입생 조슈아 지르크지도 적응 중이기에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다.

하지만 텐하흐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파격적인 기용을 예고했다. 바로 산초의 제로톱 출전을 예고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풋볼365는 '텐하흐는 회이룬이 6주 동안 출전이 어렵고, 지르크지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기에 산초가 선발로 출전할 수 있단느 점을 인정했다'라고 전했다.

텐하흐는 최근 리버풀과의 프리시즌 친선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회이룬이 없다면 산초를 중앙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르크지가 왔지만, 아직 훈련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산초도 있다. 우리는 그가 사이드에서 뛸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가짜 9번(제로톱) 역할도 선택사항이다“라며 산초를 개막전에서 최전방에 기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초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맨유의 가장 큰 골칫덩이 중 하나였다. 에릭 텐하흐 감독과의 불화로 1군 계획에서 배제됐다. 시작은 명단 제외였다. 리그 4라운드에서 산초를 아예 경기에서 제외시킨 텐하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훈련 성적에 따라 선발하지 않았다“라며 “맨유에선 매일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산초는 선발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산초는 곧바로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여러분들이 읽은 모든 것들을 믿지 않았으면 한다. 난 사람들이 전혀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라며 “난 이번 주에 훈련을 매우 잘 수행했다. 이 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라며 자신이 의도적으로 배제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 보였다. 산초는 1군에서 아예 제외됐으며, 두 사람의 화해는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산초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떠났다.

도르트문트 임대는 산초에게 신의 한 수였다. 산초는 도르트문트와 함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며 다시 주가를 끌어올렸다. 산초의 활약에 여러 팀이 주목하며 곧바로 맨유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를 매각할 준비에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고, 빅클럽들이 협상에 나섰다고 알려졌다. 이미 유벤투스가 산초 영입을 위해 접근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프리시즌을 앞두고 텐하흐와 산초가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산초가 활약에 따라 맨유에 잔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등장했었는데, 이번 제로톱 기용과 함께 산초의 잔류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됐다. 다만 텐하흐 감독은 이번 여름 마티아스 데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 옛 제자 영입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은 것에 이어 파격적인 전술 예고로 팬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산초는 지난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도르트문트를 떠나 맨유에 합류했다. 당시 산초의 이적료는 무려 8500만 유로(약 1260억원)로 맨유가 산초에게 품는 기대를 짐작하게 했다. 다만 산초는 맨유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맨유 이적 후 2시즌 동안 79경기에 나와 공격포인트를 12골 6도움만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산초에게는 차기 시즌이 맨유에서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맨유로 돌아온 산초가 시즌 개막 전부터 선발 출전 가능성과 파격적인 포지션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텐하흐와 산초의 동행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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