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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스)=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너무나도 안쓰러웠다. 축하받아야 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기자로서 질문하는 것조차 미안했다.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낸 김원호-정나은은 눈치를 보며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6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 김원호-정나은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드민턴 메달리스트들이 가지는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전날인 5일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이 폭탄 저격 발언이 있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실한 선수 관리를 질타했다.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파리에 있는 취재진들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입장을 들으려 수소문했다. 그러나 배드민턴협회는 숨어들었다.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았다.

6일 기자회견에 나온 김원호-정나은은 총알받이였다. 코리아하우스에는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아예 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선수들에게 관련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질문하는 기자들도 난감해했다. 미안하다는 기자들도 있었다. 선수들 역시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치만 보고, 말을 가려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김원호는 안세영 관련 질문에 “파트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저희는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기사들이 많이 나와서 분위기가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나은은 “세영이와의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결국 배드민턴협회의 잠수로 인해 애꿎은 선수들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배드민턴 협회는 지금 무엇하고 있을까. 20대 젊은 선수들 뒤에 숨어서 떨고 있는 모습은 어른들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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