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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라인업…, 코트에 나서는 선수 5명의 평균 신장이 2m를 넘어가는 장신 라인업은 그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입장에서 상상하기도 쉽지않았다. 일단 2m를 넘어가는 자원이 많지않았고 그로인해 어느 정도 신장이 된다싶으면 4~5번에서 활약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드, 스윙맨 라인은 사이즈에 한계가 있는지라 그 정도로 평균 신장을 높힌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물론 예전보다 국내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확실히 올라가기는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장신라인업을 꾸리려면 사이즈만 가지고는 안된다. 그냥 팀도 아니고 국가대표팀 아닌가. 크면서도 기량까지 어느 정도 갖추고있어야 된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 역시 필수다. 그래야만 원활한 코트밸런스가 가능해진다. 포스트 자원 5명을 억지로 끌어다 신장만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 KCC는 허재 감독 시절 신인 하승진을 뽑은후 하승진(221cm)-서장훈(207㎝)-마이카 브랜드(207cm)-브라이언 하퍼(203.4cm)의 초장신 라인업을 가동한바있지만 코트 밸런스가 맞지않아 실패한 바 있다. 당초 기대치는 매우 높았다. 하승진, 서장훈은 외국인 빅맨과도 매치업이 가능한 흔치않은 토종 선수였다.


서장훈은 사이즈에 더해 공격 옵션의 수준이 매우 높았으며 하승진은 외국인선수 포함 가장 큰 체구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당연히 일대일로 그들을 감당할 토종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거기에 외국인선수 2명이 옆에서 뛰어주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라인업이다.


허감독이 이들의 동시 기용을 예고하자 언론에서는 엄청난 높이로 상대를 압살하는 몬스터팀을 기대케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높이 자체의 힘도 대단하지만 이들을 막다가 상대팀 선수들이 줄줄이 5반칙 퇴장당할 것이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단순히 높기만해서는 코트 밸런스를 맞출 수 없었다.


당초 허감독의 바램은 하승진, 서장훈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가운데 브랜드, 하퍼가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해주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하승진, 서장훈은 자신이 볼을 많이 만질 때 컨디션이 살아나는 스타일이다. 더욱이 하승진은 물론이거니와 서장훈도 발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공격에서는 너 한번 나 한번, 수비시에는 우왕자왕이 되어버렸다.


두 선수가 골밑을 꽉 막아버리자 브랜드도 특유의 활동량을 살릴 수 없었다. 장신 슈터 유형의 하퍼 또한 슛은 나쁘지않았지만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지못했다. 한마디로 전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는 조합이었다. 결국 하위권을 전전하던 KCC는 서장훈을 트레이드시켜 하승진과 동선정리를 하고 하퍼보다 외곽 움직임이 더 좋았던 칼 미첼(201cm)을 교체 외국인선수로 데려오면서 시즌초 플랜을 포기했다.


이후 임재현, 신명호, 강병현 등 활동량좋은 가드들을 대거 투입해 팀의 에너지레벨을 끌어올리면서 드디어 코트 밸런스를 맞추게 된다. 그만큼 장신 라인업은 난이도 극상이다. 큰 선수들로 라인업을 짜면 높이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막상 그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요구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하지만 현시대에서는 어느정도 가능성있는 얘기가 됐다. KBL 대표 빅윙 최준용(30‧200.2cm), 송교창(28‧201.3cm)에 더해 해외파 이현중(24‧202cm), 여준석(22‧202.5cm)까지…, 그만한 토종 플레이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빅맨라인이 아쉽기는 하지만 하윤기(25‧204cm)가 주전 센터로 자리를 굳힌 가운데 이원석(24‧207.5cm), 이두원(24‧204.4cm) 등 성장가능성 있는 자원들이 기대를 받고 있다.


거기에 문태종 아들로 유명세를 타고있는 재린 스티븐슨(19‧211cm)의 귀화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마지막 퍼즐까지 맞출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그냥 큰 선수들이 아닌 각자의 포지션에서 능력치를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원활한 밸런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NBA를 목표로하고 있는 선수답게 이현중은 철저하게 스윙맨 스타일로 성장했다.


볼없는 움직임이 좋고 자신의 공격은 물론 받아먹는 득점에도 능하다. 키가 큰 선수가 슛도 좋은 케이스가 아닌 그냥 장신 슈터다. 최준용 또한 수많은 경기를 통해 리딩, 패싱능력 등에서 리얼임을 입증했다. 거기에 여준석까지 모두 신장 대비 스피드가 느리지 않다. 하윤기 또한 빅맨이지만 현대 농구의 추세에 맞게 슛을 갖추고 있다.


스티븐슨은 아직 플레이 스타일이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잘뛰고 잘달리며 내외곽을 갖추고있어 어지간한 조합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호흡만 맞춘다면 이들이 한꺼번에 코트에 나서도 코트 밸런스를 깨지않고 조화로운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는 평가다. 요즘 추세인 스위치 플레이에서도 다양하게 대응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포인트 가드 중심으로 대부분 공격이 세팅됐지만 최근 추세는 다르다. 타포지션 선수가 리딩과 패싱게임에 능하면 그쪽에 더 무게를 실어주기도 한다. 거기에 토탈플레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 외 플레이에도 적극 가담한다. 팀 전술도 그렇게 짜여진다. 그래야 더 공수에서 능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대약진이 부러움을 사고있는 가운데 우리 역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라인업 구축이 절실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재린 스티븐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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