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1 11:11:00]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5초면 충분했다. 펜싱 단체전 결승까지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던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은 단 5차례 찌르기로 최후의 무대를 지배했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웅크렸던 것처럼 도경동은 짧은 시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75위 도경동이 결승전에서 그야말로 대형사고를 쳤다. 도경동은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 헝가리전 후반 깜짝 투입, 폭풍처럼 5점을 몰아쳐 45대41 승리에 앞장섰다. 도경동은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22위) 오상욱(28·1위) 박상원(24·이상 대전광역시청·23위)과 함께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알고보니 명품조연도 아니고 비밀병기도 아니고 끝판왕이었다. 30-29로 쫓기자 원우영 코치가 아껴뒀던 도경동 카드를 꺼냈다. 도경동은 한 점도 잃지 않고 5점을 연속해서 가져왔다. 전광석화처럼 5회 찔러서 5점, 전광판 초시계는 2분58초에서 2분53초로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헝가리 선수단은 눈에 띄게 동요하며 침착함을 되찾으려 애를 썼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포효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이 5점으로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쥔 한국은 끝까지 리드를 잘 지키며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사실 세계랭킹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도경동은 '녀석은 우리 중 최약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우리나라는 8강에서 캐나다, 4강에서 프랑스를 비교적 여유있게 물리쳤다.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굳이 도경동을 투입하는 모험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헝가리와의 결승은 초박빙으로 진행됐다. 변화가 필요했다. 4강까지 구경만 한 도경동은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했다. 원 코치는 “(도)경동이가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나도 내 용병술에 소름이 끼쳤다. 준비가 잘돼 있다곤 생각했지만 5-0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단체전은 개인전과 달리 단시간 초집중이 중요하다. 원 코치는 “경동이는 단체전을 워낙 잘하는 선수다. 경동이 덕분에 우리나라 팀 랭킹이 세계1위가 된 것이다. 월드컵 단체전에서도 늘 제 역할을 해줬다“고 했다. 도경동은 헝가리의 추격 흐름을 단칼에 끊어버렸다. 박상원이 기세를 이어받아 5-4를 추가하며 리드를 7점으로 벌렸다. 넉넉히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검객으로 등장한 오상욱이 큰 실수 없이 마무리에 성공했다.
도경동은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아 단체전에 집중했다. 도경동은 “단체전 멤버인 만큼 단체전을 정말 잘했던 (김)준호형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고 있다. 단체전은 짧은 5점 승부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5포인트를 잡는 전술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첫 경기가 결승이었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들어갈 때 형들이 불안해하지 않았고, 믿음을 줬다. 난 질 자신이 없었는데, 그게 지켜져서 다행“이라고 했다.
도경동의 롤모델은 단연코 오상욱이다. 자신을 오상욱 스타일이라고 표현한 도경동은 “지금 우리는 오상욱의 시대를 살고 있다. 키 차이가 2㎝밖에 나지 않는다. 나는 상욱이형 제자라고 생각한다. 자세를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작년 4월 입대한 도경동은 조기전역까지 자력으로 쟁취했다. 그는 금메달 시상대에서 당당히 거수경례를 올리며 자축했다. 10월 전역 예정이지만 병역특례혜택이 주어진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건 게 전역보다 감사한 일“이라며 미소를 머금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올림픽] 머스크 사로잡은 김예지…앳된 시절..
김예지, 간절한 표정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후배 응원하기도2일 주 종목 25m 권총 결선서는 금메달 도전(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소셜미디어(SNS) 엑스(X·구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액션 영화에 ..
[24-08-01 14:51:00]
-
[뉴스] 삼척시, 제2복합 스포츠타운 조성…전지훈련 ..
성남동 일원 27만4천㎡…92만명 방문객 유발 효과 기대(삼척=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삼척시가 제2복합 스포츠타운 조성에 나선다.삼척시는 1일 성남동 일원에 계획 중인 스포츠타운 조성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
[24-08-01 14:51:00]
-
[뉴스] '불펜 FA 최대어 충격의 블론' 고개 숙인..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충격의 밤. 그중에서도 김원중에게는 쉽게 잠 못드는 밤이었을 것 같다.롯데 자이언츠가 믿을 수 없는 패배를 당했다. 롯데는 7월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
[24-08-01 14:40:00]
-
[뉴스] 최다 득점, 점수 차, 출루 다 바뀐 역사의..
[광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무더위만큼이나 화끈했던 공격. KBO리그 한 경기 '득점'의 역사가 모두 바뀌었다.두산은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30대6으로 승리했다.K..
[24-08-01 14:25:00]
-
[뉴스] [골프소식]'콤팩트한 헤드로 쉽고, 정교하게..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테일러메이드가 새 아이언 P770, P7CB를 공개했다.P7CB는 투어 선수들이 프로토 타입을 사용하며 퍼포먼스가 검증된 모델. 로리 매킬로이가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4번 아이언을 사용해..
[24-08-01 14:04:00]
-
[뉴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길러낸 사격 원로..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초대 한국통신(현 KT) 사격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은철을 길러낸 박기림(朴淇林) 전 대한사격연맹 국제 분과 이사가 지난달 30일 낮 12시45..
[24-08-01 13:57:00]
-
[뉴스] 'K리그 리턴설' 돌던 이한범, 시즌 첫 선..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올림픽 대표 출신 센터백 이한범(22·미트윌란)이 대선배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에 이어 한국인 챔피언스리거 대열에 합류했다.이한범은 1일(한국시각) 덴마크 헤닝..
[24-08-01 13:51:00]
-
[뉴스] 세상에 첼시처럼 바보같은 팀은 없다...골키..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첼시는 이적시장 정책을 꼼꼼히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첼시는 31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야레알에서 활약하던 필립 요르겐센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도 첼시는 신입생..
[24-08-01 13:47:00]
-
[뉴스] '출루왕'의 새 파트너가 'LG킬러' 무너뜨..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타선의 핵심은 테이블 세터라고 볼 수 있다. '출루왕' 홍창기와 파트너인 2번 타자가 어떤 타격을 하느냐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LG의 테이블세터는 많은 ..
[24-08-01 13:40:00]
-
[뉴스] 'GG 2루수 군대에서 부활하나' 상무 최종..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국군체육부대 상무 피닉스 야구단이 2024년도 입대 최종 합격자를 통보했다.상무는 1일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최종 합격 통보를 완료했다. 통보는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KBO리그 각 구단..
[24-08-01 13:26: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