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1 20:45:00]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진격의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세계 8위)이 두 번째 올림픽에서 여자단식 4강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신유빈은 1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펼쳐진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에서 '일본 에이스' 히라노 미우(세계 13위)에 풀게임 접전 끝에 게임스코어 4대3으로 승리했다.
신유빈은 30일 임종훈(한국거래소)와 함께 나선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탁구에 12년 만의 메달을 되찾아왔다.
'2000년생 일본 에이스' 히라노와의 역대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하지만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에선 신유빈이 히라노에게 1대3으로 패했다. 히라노는 2017년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에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일본에 48년 만의 메달을 안겼고, 2021년 도쿄올림픽 일본의 단체전 은메달을 이끈 에이스다. 그러나 11개월만의 리벤지 매치에서 신유빈은 달라졌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대한민국 톱랭커 신유빈이 또 한단계 성장했다.
일본 여자탁구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이 한일전 벤치를 든든하게 지켰다. 1게임 초반부터 강공으로 내리 7득점, 7-1로 앞서나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강력한 백핸드 공격에 엣지의 행운까지 따랐다. 11-4로 마무리하며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관중석에선 신명나는 파도타기 응원이 작렬했다. 2게임 긴 서브, 짧은 서브, 영리한 작전으로 히라노를 흔들었다. 신유빈의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8-5로 앞섰고 히라노의 포어핸드가 계속 벗어났다. 히라노가 고개를 갸웃했다. 신유빈이 11-7로 승리한 후 두 팔을 들어올려 환호했다. 3게임 신유빈이 히라노의 모든 볼을 받아내며 3-0으로 앞서나갔다. 4-1까지 앞서가자 일본 벤치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작전타임 이후 히라노가 더 과감한 공격으로 나섰지만 신유빈이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치키타 공격에 속수무책 당했다. 8-3으로 점수를 벌렸다. 11-3으로 마무리했다.
신유빈이 게임스코어 3-0으로 완벽한 승기를 잡은 4게임 시작을 앞두고 히라노가 옷을 갈아입겠다고 요청하며 자리를 떴다. 그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유빈이 여유롭게 바나나와 에너지젤을 먹으며 영양을 보충하는 장면이 장내 전광판에 클로즈업 되자 팬들이 환호했다.
4게임 심기일전해 돌아온 히라노가 6-3으로 앞서가며 반전을 노렸다.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서브를 바꾸고 신유빈이 잘하는 백드라이브를 봉쇄하며 변화를 꾀했다. 6-11, 신유빈이 처음으로 한 세트를 내줬다. 5게임 3-3스코어에서 네트의 행운이 신유빈을 향했다. 6-6. 7-7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일진일퇴 랠리 끝에 2점을 내주며 신유빈이 7-9로 밀렸다. 네트 포인트를 내주며 8-11, 게임스코어 2-3으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6게임 한치 양보 없는 빨랫줄 랠리를 신유빈이 이겨내며 3-2로 앞서갔다. 3-3, 4-4, 5-5, 6-6 예측불허 초박빙의 접전이 이어졌다. 발빠른 수비, 놀라운 집중력으로 네트를 맞고 넘어온 볼을 해결하는 삐약이의 눈부신 투혼 플레이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신유빈은 범실로 2점을 내줬지만 적극적인 공격으로 다시 2점을 따내며 8-8 균형을 맞췄다. 4강행,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신유빈은 강인했다. 상대의 모든 공을 강력한 백드라이브로 받아내며 9-9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리시브가 네트에 걸리며 9-11로 패했다. 게임스코어 3-3.
마지막 7게임, 신유빈이 다시 힘을 냈다. 3점을 내리 잡으며 4-0으로 앞서갔다. 긴 서브, 짧은 리시브, 코스 공략, 강력한 드라이브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히라노의 뒷심도 질겼다. 6-6, 7-7, 8-8, 9-9,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 끝에 히라노가 매치 포인트를 먼저 잡았다. 그러나 히라노가 신유빈의 강력한 서브를 받아내지 못하며 듀스 게임이 시작됐다. 11-11에서 신유빈이 내리 2득점 '밀당의 고수' 신유빈이 13-11, 매치포인트를 잡아낸 후 환호했다. 극도의 긴장감을 이겨낸 신유빈은 눈물을 쏟았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한일전, 대한민국 톱랭커 신유빈이 결국 승리했다.
파죽지세 신유빈은 2일 펼쳐질 4강전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에이스 첸멍(세계 4위)과 격돌한다. 지난3월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1대4(2-11, 11-9, 4-11, 8-11, 9-11)로 패했지만 그때의 신유빈과 지금의 신유빈은 다르다. 현재의 신유빈의 기세라면 만리장성을 상대로도 유쾌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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