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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난 오히려 고마웠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왜 베테랑 김현수의 본헤드플레이를 감쌌을까.

LG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0대7로 완패하며 3연전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여러 패배 요인이 있었지만, 김현수의 플레이가 유독 아쉬운 날이었다. 0-2로 밀리던 1회말 1사 만루 찬스서 병살타를 친 김현수는 0-2 상황이 이어지던 4회 2사 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타자 오지환의 내야안타가 나왔는데, 김현수가 3루를 돌아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 횡사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는데, 너무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한 측면이 있었다. 본헤드플레이였다.

하지만 염 감독은 김현수의 선택에 박수를 쳤다. 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그 장면을 돌이키며 “나는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운을 뗐다.

슨 말일까. 염 감독은 “매 경기가 중요해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현수와 지환이를 중심으로 고참들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를 선수들이 다 알고 노력한다“고 말하며 “김현수의 주루도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팀을 위해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 한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주장인데, 1회 병살타를 치고 동료들에게 얼마나 미안했겠나. 그걸 갚아보려 열심히 하는 모습 자체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요즘 지환이도 아웃되고 들어오면 '죄송하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시합 하는데 뭐가 죄송하냐'고 한다. 나도, 선수들도 다 욕심이 있는 걸 서로 알기에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거다. 선수들의 이런 자세는 감독에게 큰 힘이다. 어제 경기는 그냥 우리에게 잘 풀리지 않은 경기였을 뿐이다. 현수가 1회 병살타를 치기 전에 문보경의 잘맞은 타구가 빠졌다면, 또 경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김현수의 주루도 무리한 플레이라기 보다는 운이 없었다. 삼성 1루수 이성규가 공을 잡으며 도는 사이 김현수가 보였고, 홈 송구도 사실 정확하지 않았는데 그게 태그하기 좋게 간 것이다.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며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울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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