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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롯데와 LG의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됐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2일 울산 문수구장. 경기 시작 한참 전인 오후 4시40분경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문제는 날씨였다. 울산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숨이 턱 막혔다. 이날 울산은 섭씨 35도 폭염에, 저녁에도 온도가 36도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보가 돼있다. 이미 폭염 경보가 내려져있었다.

특히 문수구장은 인조잔디에, 지붕도 거의 없는 구조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안그래도 더운데, 인조잔디는 지열이 엄청나다. 잔디가 너무 뜨거워 손을 대기도 힘든 지경“이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경기를 준비하는 준비 요원 등도 위험 상황에 노출돼있다. 이런 무더위에 몇시간 방치되는 상황에 건강상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작년 해설위원 일을 할 때도 얘기를 했었다. 포항, 울산 경기는 웬만해서는 이런 폭염 시즌에는 치르면 안된다고 했었다. 제2 홈구장 경기는 환영하지만, 날씨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로 근처 부산만 해도 30도 초반인데, 지역 특성상 울산과 포항만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원래 울산에서 봄, 가을 이렇게 2번 연전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문수구장에 ABS 설치 등으로 인해 일정이 꼬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선발이 불리해 김 감독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날 롯데는 외국인 투수 반즈가 나가는 반면, LG는 켈리의 대체 자원 이상영이 등판한다. 반즈가 나간다고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든 김 감독은 유불리를 떠나 날씨 자체가 경기를 치르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정팀 LG 선수단도 그라운드 도착 후 현장 상황을 살폈고, 몇몇 선수만 자율 훈련을 하는 걸로 정리를 했다. 주전 타자들은 실내 훈련장으로 이동해 몸을 풀었다. 롯데 역시 훈련을 최소화 했다.

KBO 규정상 폭염도 경기 취소 사유 중 하나다. 울산은 이미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경기감독관 판단 하에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야구 경기가 여름철 저녁에 시작되고, 저녁에는 선선해지겠지 하는 생각에 실제 폭염 취소가 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퓨처스리그 경기들만 폭염 취소가 됐었다.

일단 허삼영 경기감독관이 지열을 체크하고 들어갔다. 오후 4시30분 관중 입장이 시작됐지만,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인조잔디 지열은 50도가 넘어갔다. 도저히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 KBO 박근찬 사무총장은 “선수, 관중 모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울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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