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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K-펜싱이 프랑스의 중심 그랑팔레에서 '펜싱 종주국' 프랑스를 꺾고 꿈의 3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31일(한국시각) 오후 10시 50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4강에서 홈팀 프랑스(세계 4위)를 45대39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홈팀이자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는 8강에서 이집트와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승리하며 '세계 최강' 한국의 상대가 됐다. 한국은 8강에서 캐나다를 45대33으로 가볍게 꺾고 사상 첫 3연패 목표를 향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세계22위), 오상욱(28·세계1위), 박상원(24·이상 대전광역시청·세계23위),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세계 75위)의 대한민국 남자사브르 대표팀(세계 1위) '뉴 어펜져스'는 그랑팔레를 가득 메운 9000명의 홈팬들과 맞서야 했다. 캐나다와의 8강에서 당찬 공격을 펼친 박상원이 선두주자로 나섰다. 1바우트 박상원이 '프랑스 톱랭커'로 4강행을 이끈 세바스티앙 파트리스(세계 6위)에게 2-5로 밀렸다.

2바우트 '올림픽 개인전 챔피언' 역전의 용사 오상욱이 나섰다. 막심 피앙페티(세계 15위)와 상대했다. 오상욱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7-7 동점을 만든 후 막고 베어내기로 8-7로 역전, 9-7로 경기를 뒤집었다. 10-7로 마무리했다.

3바우트 '맏형' 구본길이 볼라드 아피티(세계 8위)와 맞붙었다. 내리 5점을 따내며뜨겁게 포효했다. 한국이 15-7로 앞서나갔다. 4바우트 형들의 파이팅에 전열을 정비한 박상원이 막심 피앙페티를 상대로 4점을 내리 득점하며 19-7, 12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20-9로 마무리했다.

5바우트 구본길이 세바스티앙 파트리스와 맞섰다. 내리 2점을 내주며 11-20으로 밀렸고 구본길이 불을 켜자 파트리스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구본길의 득점이 인정됐다. 기세가 오른 구본길이 또 한번 런지, 막고 찌르기에 성공하며 23-12까지 앞서갔다. 25-14으로 6바우트 오상욱에게 바통을 넘겼다. 오상은은 아피티를 압도하며 28-14, 더블스코어로 앞서갔고, 30-14, 16점 차로 마무리했다.

떠나갈 듯했던 “알레 프랑스!(Allez France, 파이팅 프랑스)“ 프랑스 관중들의 함성 데시벨이 다소 가라앉았다.

7바우트 구본길을 마주한 막심 피앙페티가 내리 4득점하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18-30으로 추격했지만 구본길의 막고 찌르기가 잇달아 작렬했다. 35-20으로 바통을 후배 박상원에게 넘겼다. .

8바우트 박상원이 볼라드 아피티와 팽팽하게 맞섰다. 아피티가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9점차까지 추격했지만 박상원이 자신의 마지막 미션을 마무리하며 40-30에서 '사브르 왕' 오상욱에게 바통을 넘겼다.

9바우트 '최종병기' 오상욱과 세바스티앙 파트리스의 에이스 대결, 파트리스가 내리 3득점 하며 40-3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알레 프랑스“ 함성이 다시 뜨거워졌다. 파르티스가 6-1까지 앞서며 36-41, 5점 차까지 줄었다. 프랑스 관중들의 발구르기 응원이 장내를 뒤흔들었다. 일방적인 응원에 마지막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45-39로 마무리한 후 포효했다.

2000년생 박상원, 1996년생 오상욱, 1989년생 구본길의 완벽한 신구 조화, 프랑스 팬들을 침묵시킨 완벽한 승리, 완벽한 결승행이었다.

구본길은 프랑스와의 4강 대결에 대해 “프랑스 홈관중들의 열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진천에서 그런 소음 대비 훈련도 잘 했기 때문에 누가 올라와도 상관 없다. 올림픽이라 심판도 정확하게 잡아주고, 관중이나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더라. 우리는 우리가 연습한 대로만 보여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세계 챔피언의 자신감으로 답했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

진천선수촌에서 스피커에 마이크를 대 강력한 소음을 발생시키고 견뎌내는 훈련, 모의로 불리한 판정을 해 멘탈을 흔드는 훈련 등 위기에 대비한 다양한 훈련을 마쳤다. 프랑스 9000관중의 '방해공작'에도 흔들림 없는 '뉴 어펜져스'가 올림픽 단체전 3연속 결승행 위업을 이뤘다. 이제 3연속 금메달, 세계 펜싱에 없던 위대한 역사까지 단 한걸음이 남았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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