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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매순간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싸우되, 경기가 끝나면 승리를 축하하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올림픽정신이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세계 8위)이 파리올림픽 무대에서 아름다운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3일(한국시각) 파리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 톱랭커 하야타 히나에게 게임스코어 2대4로 역전패한 후 미소를 지으며 하야타를 꼭 끌어안았다. 신유빈은 오른쪽 어깨, 하야타는 왼팔목이 성치 않은 상황, 부상을 딛고 혼신의 드라이브로 동메달을 가져간 하야타를 향해 신유빈은 아낌없는 축하를 건넸다. 신유빈 역시 지난 몇 년간 부상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했고 1년 넘게 전세계를 누비며 경기에 출전한 후 파리올림픽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혼합복식, 개인단식 전쟁을 이어온 터라 어깨에 무리가 많이 온 상태, 같은 선수로서 하야타를 이해하고 존중했다. 20년 만의 동메달이 눈앞까지 왔다가 사라진 상황에서 '스무 살' 신유빈이 보여준 패자의 품격은 인상적이었다. 눈물을 꾹 참고 하야타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넨 후 신유빈은 벤치로 돌아와 고개를 파묻은 채 한참을 울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도 신유빈은 두눈에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을 꾹 눌러 참았다.

신유빈은 하야타에게 축하를 건넨 장면에 대해 “저도 옆에서 봐왔지만 모든 선수들이 노력하고 누구나 간절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정하고 저도 그렇게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3년간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같다. 메달 딴 선수는 더 큰 노력을 했으니 메달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달을 가져간 하야타의 노력과 실력을 인정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껴서 후회는 없다“면서 “그만큼 저를 이긴 상대들은 저보다 오랜기간 묵묵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해서 패배를 인정하고 배울 점은 배우겠다“며 겸허하게 말했다. 첫 게임을 따내고도 위기를 넘지 못한 채 패배한 데 대해 “아쉽지만 그게 제 최선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제 실력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동메달을 놓친 신유빈이 가장 속상했던 건 기대하고 응원해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메달을 꼭 따고 싶었는데… 팬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꼭 보답해드리고 싶었는데… “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기회가 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좀 아쉽다. 하지만 모든 걸 쏟아냈기에 후회는 없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파리에서 멋진 경기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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