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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 창던지기 선수의 금메달을 봤다. 솔직히 부럽더라.“

11일(한국시각)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서 '육상 레전드' 출신 장재근 파리올림픽 총감독(진천선수촌장)이 한 말이다. 우상혁이 높이뛰기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그 경기장에서 일본 기타구치 하루카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금메달 20개를 목표로 했고, 정확히 금메달 20개를 채우며 목표를 달성했다. '은 12, 동 13개'를 포함, 16개 종목에서 총 45개의 메달로 미국(금40, 은44, 동42), 중국(금40, 은27, 동24)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원정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11개 종목에서 금 13개, 은 9개, 동10개, 총 32개의 메달,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최고 성적, 8위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양궁 5개, 사격 3개, 태권도와 펜싱이 각 2개, 배드민턴에서 1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의 경우 금메달 20개 중 8개, 40%의 지분을 가진 레슬링은 최고 효자종목이다. 40년 만에 그레코로만형 금메달을 되찾았고 여자부에서만 금메달 4개가 나왔다. 도쿄 때 금메달 5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고, 은1, 동2를 보탰다. 한국은 이종목에서 남녀 3명의 선수(이승찬, 김승준, 이한빛)가 나섰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한국 모델을 벤치마킹한 펜싱은 파리에서 한국(금2, 은1)을 앞질렀다. 남자 에페에서 가노 고키가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첫 은메달을 따냈고, 남자 플뢰레 단체도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플뢰레,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포함 '금2, 은1, 동2' 종목 1위에 올랐다.

일본은 '청춘의 스포츠'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에도 강했다. 도쿄 대회에 이어 스케이트보드에서 '금2, 은2'를 획득했다. 남자부 호리고메 유토, 여자부 요시자와 코코가 금메달을 휩쓸었다. 일본은 '파리 새 종목' 브레이킹에서도 아미 유아사가 여자부 첫 금메달을 가져갔다. 일본은 체조, 육상 등 기초종목도 선전했다. 남자체조 '2003년생 에이스' 오카 신노스케가 단체전, 개인종합, 철봉에서 3관왕에 오르며 우치무라 코헤이, 하시모토 다이키에 이어 일본의 개인종합 4연패 위업을 이어갔다. 장 총감독이 부러워한 기타구치의 여자 창던지기 금메달은 여자 육상 필드 종목, 일본 최초의 역사다. 근대 5종의 사토 다이슈와 다이빙의 다마이 리쿠토의 은메달도 올림픽 사상 최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이라는 신흥 스포츠부터 레슬링, 펜싱, 체조 등 전통적인 올림픽 종목에 이르기까지 파리에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고 극찬했다

잘 나가는 일본 엘리트 스포츠에도 그림자는 있다. 도쿄에서 금메달 9개를 휩쓴 강세 종목 유도에서 '금3, 은2, 동3'을 기록했다. 일본 언론은 “'디펜딩 챔프' 아베 우타가 여자 52㎏급 2차전 패배 후 침통해하는 모습은 일본 유도의 미래“라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국이 부러워한 구기종목에선 메달을 따지 못했다. 남녀 배구 대표팀이 각각 7위, 9위에 그쳤고, '도쿄 은메달팀' 여자농구 대표팀도 조별리그 전경기에서 패했다. 남녀 축구는 8강에서 각각 우승국인 스페인과 미국에 밀려 탈락했다. 수영에선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마쓰시타 도모유키의 400m 개인혼영 은메달이 전부다.

한편 일본의 목표 적중 과정도 인상적이다. '20개의 금메달'을 예상, 정확히 '20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예상치가 크게 빗나간 한국과 대조적이다. 한국은 금메달 5개, 종합 15위권을 예상했지만 금메달 13개, 3배 가까운 성과를 올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 최다메달(33개)에 육박흐는 성과 뒤 크게 빗나가버린 전력 예측 능력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장재근 총감독은 “스포츠와 올림픽의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선수단의 위기의식이 작동하면서 144명의 원팀 코리아가 똘똘 뭉친 게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5단계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금메달 예상치를 뽑았다. 해외 언론도 한국의 금메달 5개를 예측했다. 올림픽은 당일 선수의 멘털,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첫 올림픽 에서 자신의 200%를 발휘한 2000년대 신인류의 '반전' 금메달이 주요 이유지만 그럼에도 일본의 촘촘한 예측과 비교되는 건 사실이다. 일본은 파리올림픽 폐막과 동시에 4년 후 LA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 '유도 레전드' 이노우에 고세이 파리올림픽 일본선수단 부단장은 “새로운 10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이 긍정적이다. 첫 메달 종목이 많은 것이 큰 성과다. LA올림픽을 위한 준비를 일찍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흥 회장은 “48년만의 최소규모 선수단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올렸다. 종목 다변화, 모든 종목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양궁 펜싱은 물론 사격, 태권도, 탁구, 복싱, 수영 등 다양한 종목에서 역대 최고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장 총감독은 기초종목 활성화와 관련 “학교체육부터 체계적인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우상혁이 LA선 꼭 메달을 따도록 더 잘 지원하겠다. 수영은 많이 올라왔는데 파리에선 성과가 나지 않았다.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지 않았나' 한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이유를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매번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기초종목 활성화는 선수 개인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협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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