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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4강에서 만난다. 울산 HD는 '악연'인 광주FC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 대진 추첨과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제주-포항, 광주-울산의 대진이 확정됐다. '홈&어웨이'로 펼쳐지는 코리아컵 4강의 1차전은 21일, 2차전은 28일 열린다. 1차전은 제주와 광주, 2차전은 포항과 울산에서 각각 열린다.

포항과 제주는 2년 연속 코리아컵에서 맞닥뜨린다. 지난해는 단판 승부였다.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포항이 4-3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이 기세를 몰아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4대2로 완파하고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다.

미디어데이에는 각 팀 감독과 대표선수 1명이 참석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포항은 워낙 좋은 감독과 선수가 포진했다. K리그도 선두권이다. 작년 포항에 진 경험을 발판삼아 승부차기를 하든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말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거리가 멀다는 것, 타이트한 일정에서 여름 혹서기에 먼 거리를 가서 경기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했다.

제주의 임채민은 포항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로 정재희와 이호재를 꼽았다. 바로 옆의 이호재를 향해선 “그때처럼 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웃었다. 이호재는 “지난해의 좋은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결승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결과는 1, 2차전 합계 4대0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와 울산의 만남도 화제다. 광주는 창단 후 처음으로 코리아컵 4강에 올랐다. 울산은 2017년 이후 7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장을 냈다. 세상이 또 달라졌다. 울산은 A대표팀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광주의 이정효 감독은 현역 시절 부산 아이파크에서 김판곤 감독과 함께 선수와 코치로 연을 맺었다.

광주는 '울산 킬러'로도 유명하다. K리그1에서 울산을 상대로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내심 일정상 울산과 붙었으면 했다. 전 주에 강원 원정을 갔다가 울산에서 먼저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광주에서 먼저 하는 일정이라 좀 그렇지만 일주일동안 울산을 세 번 만난다“면서도 “대진은 내가 뽑은 것이 아니다. 제주와 포항이 먼저 뽑았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김판곤 감독님이 저를 많이 아끼고 잘 해주셨다. 축구협회와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경기와 인터뷰를 많이 봤다. 울산도 빠른 시일 내에 팀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것이다. 나도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 토너먼트라 현실적인 것도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와 울산은 코리아컵 1, 2차전 사이인 25일 K리그1 28라운드에서도 격돌한다.

김판곤 감독은 “사제간 더비다. 선수로서도 상당히 좋아했다. 감독 중에도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다. 좋은 스토리가 될 것 같다“며 “광주가 보여준 모습은 상당히 좋은 모델이다.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찾아 내고, 경기력도 좋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이정효 감독은 용기있는 감독이다. 두려워서 그런 축구를 못하는 사람이 많다. 확신있고, 자신감도 있다. 내일이 없고 오늘만 사는 인터뷰도 멋있다. 상당히 공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수비를 해보겠다. 공격적으로 재미나게 해보겠다“고 '명승부'를 예고했다.

광주의 정호연은 “울산은 모든 선수가 K리그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다. 한 선수를 꼽기 어렵다. 팀으로 준비해 잘 막아야겠다“고 경계했다. 울산의 주장 김기희는 “우승 확률은 99%다. 1%는 우리의 자만심이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코리아컵 우승이 없다. 항상 결승전에서 지거나 4강서 패했다. 베테랑으로서 축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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