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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라 부를만한 아포짓이 두 명이나 있는 팀은 무척 강했다. 결승에 갈 자격이 충분했다.

이탈리아가 한국 시간 9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1에서 치러진 2024 파리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전에서 튀르키예를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22)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두 명의 아포짓 파올라 에고누-에카테리나 안트로포바의 동반 맹활약이 빛났다. 에고누는 1세트에만 11점을 퍼부으며 화력을 제대로 발휘했고, 안트로포바는 2세트에 더블 스위치로 코트를 밟은 뒤 공격과 서브로 튀르키예를 무너뜨리며 씬 스틸러로 나섰다. 여기에 3세트 후반을 지배한 파르의 존재감까지 더해지며 완승을 거둔 이탈리아는 사상 첫 올림픽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미국이다.

튀르키예는 멜리사 바르가스가 공격에서 분전했고 에다 에르뎀-제흐라 귀네슈도 중앙에서 힘을 보탰지만, 세터 엘리프 사힌의 흔들리는 경기력과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득점 지원 부족으로 무너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는 튀르키예는 브라질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튀르키예에서는 멜리사 바르가스‧한데 발라딘‧엘리프 사힌‧에다 에르뎀‧제흐라 귀네슈‧에브라 카라쿠르트가 선발로 나섰다. 리베로는 기젬 외르게였다. 이탈리아의 선발 라인업은 알레시아 오로‧카테리나 보세티‧안나 다녜시‧미리암 실라‧파올라 에고누‧사라 파르였다. 모니카 데 젠나로가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다.

1세트 초반부터 양 팀의 공격이 나란히 아포짓 쪽으로 쏠리면서 에고누와 바르가스의 화력전이 전개됐다. 두 선수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며 접전이 이어지던 중, 6-5에서 사힌과 제흐라의 연속 블로킹이 터지며 튀르키예가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이후의 경기 양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양 팀 아포짓들의 화력전이 팽팽하게 이어졌고, 에다의 공격력까지 함께 살려간 튀르키예가 먼저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자 이탈리아 역시 세트 중반 실라가 분전하면서 14-14 동점을 만들었다. 실라는 14-15에서 다소 무리하게 까다로운 3단 처리를 시도하다가 범실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15-16에서 서브 득점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곧바로 이어진 다녜시의 속공으로 역전까지 성공한 이탈리아는 마음이 급해진 바르가스의 두 차례 후위 공격자 반칙으로 20점에 선착했다. 튀르키예의 막바지 맹추격을 간신히 뿌리친 이탈리아는 24-22에서 다녜시의 다이렉트 처리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에도 에고누가 이탈리아를 이끌었다. 4-4에서 바르가스의 공격을 디그한 뒤 반격을 성공시켰고, 서브 득점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여전히 에고누를 제외한 다른 공격 옵션은 그리 활발하게 가동되지 않았고, 서브 범실까지 잦아지면서 튀르키예의 추격을 쉽게 허용했다. 꾸준히 뒤를 쫓던 튀르키예는 10-10에서 긴 랠리를 바르가스가 백어택으로 끝내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세트 중반에도 튀르키예의 기세가 좋았다. 14-13에서 파르의 속공을 제흐라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15-15에서 한데의 공격 범실을 끌어내면서 리드를 뺏었고, 더블 스위치로 들어온 안트로포바의 강타까지 이어졌다. 안트로포바는 20점대 초반부까지 계속 팀 공격을 이끌며 전위 세 자리에서 제몫을 다했고, 22-19에서는 서브 득점까지 터뜨렸다. 안트로포바는 24-19에서도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세트의 종결자이자 절대자로 거듭났다.

3세트 초반, 위기의 튀르키예가 힘을 냈다. 4-3에서 바르가스의 강타와 에다의 블로킹으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이탈리아는 에고누의 연속 득점으로 뒤를 쫓았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데르야 체베치올루의 존재감이 빛났다. 에고누를 앞에 두고 연달아 득점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팀에 12-9 3점 차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파르가 추격대장으로 나섰다. 11-13에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다시 간격을 좁혔다.


이후 리플레이 상황에서의 기록 착오로 인해 점수가 바뀌고 경기가 중단되는 등 분위기가 잠시 어수선해졌고, 이 분위기를 뚫고 경기력을 끌어올린 쪽은 이탈리아였다. 16-18에서 체베치올루의 공격을 다녜시가 블로킹으로 잘라내며 간발의 차까지 추격했고, 19-20에서 에고누가 동점을 만드는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이후 20점대에서 또 한 번의 혈투가 벌어졌고, 혈투의 승자는 이탈리아였다. 파르가 21-22에서 3연속 득점을 퍼부으며 해결사로 나섰다. 마무리는 실라의 몫이었다. 깔끔한 반격으로 25점째를 책임지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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